판문점 귀순 북한 병사는 가까운 전방 군 병원들을 놔두고 경기 남부의 대학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보안 면에서 불리한 원거리 민간 병원에서 수술받게 한 것은 우리 군도 군 의료의 현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군 의료에 대한 불신은 팽배하여 "빨간약만 발라준다"고 할 정도다. 군 의료 내부의 시선은 어떨까. 군의관들 스스로 '부적(符籍)'이라고 자조한다. 제대로 처치할 수 없이 거의 맨몸으로 근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60만 대군인데 의무 전용 헬기도 없이 응급 구조 키트만 갖춘 후송 헬기만 전군에 6대 있다. 주한 미군은 소수 병력이지만 더 많은 의무 헬기를 운용 중이다. 신속한 후송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우리의 현장 처치가 더 우수해야 할 텐데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
내가 군의관으로 처음 부임한 부대는 각 분야 전문의 6명과 일반의 1명, 한의사 1명이 근무했다. 일선에서 이 정도 의료진을 갖춘 곳은 드무나, 장비는 열악했다. 수술적 도구는 물론이고, 혈액 검사, 엑스레이·심전도 기기도 없이 청진기와 체온계 정도만 주어졌다. 더 중요한 것은 운영 인력이다. 현대 의료는 의사의 원맨쇼가 아니라 '팀'이 필요하다. 수술하려면 집도의와 마취 인력을 제외하고도 손발이 맞는 4~5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제대로 된 보조 인력은 의사보다 더 찾기 힘들다. 내 초임 부대도 유자격자는 간호 장교 1명과 약제병 1명뿐이었다. 그나마 약제병은 명문대를 나왔다며 지휘관이 당번병으로 바로 차출해갔다.
이렇게 군 의료는 장비도 인력도 권한도 없이 책임만 묻는 구조이다. 그러면서 사격 같은 각종 훈련 때 대기시키니 군의관들 스스로 '부적' 또는 '토템'이라고 자조한다. 문제점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여서 나는 '전쟁 나면 정말 큰일'이라고 생각해왔다.
다행히 의무 전용 헬기가 도입될 예정이고, 군 외상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하드웨어도 중요하나 이를 운영할 인력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합당한 처우와 권한이 필요하다.
미국은 국방 예산의 5% 이상을 의료에 사용하며, 각 군에 중장인 의무 사령관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국방 예산의 0.5%에 불과하고 준장이 지휘한다. '사람이 먼저'인데 막연히 '애국 페이'에 기대어 인명을 구하려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60만 대군인데 의무 전용 헬기도 없이 응급 구조 키트만 갖춘 후송 헬기만 전군에 6대 있다. 주한 미군은 소수 병력이지만 더 많은 의무 헬기를 운용 중이다. 신속한 후송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우리의 현장 처치가 더 우수해야 할 텐데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
내가 군의관으로 처음 부임한 부대는 각 분야 전문의 6명과 일반의 1명, 한의사 1명이 근무했다. 일선에서 이 정도 의료진을 갖춘 곳은 드무나, 장비는 열악했다. 수술적 도구는 물론이고, 혈액 검사, 엑스레이·심전도 기기도 없이 청진기와 체온계 정도만 주어졌다. 더 중요한 것은 운영 인력이다. 현대 의료는 의사의 원맨쇼가 아니라 '팀'이 필요하다. 수술하려면 집도의와 마취 인력을 제외하고도 손발이 맞는 4~5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제대로 된 보조 인력은 의사보다 더 찾기 힘들다. 내 초임 부대도 유자격자는 간호 장교 1명과 약제병 1명뿐이었다. 그나마 약제병은 명문대를 나왔다며 지휘관이 당번병으로 바로 차출해갔다.
이렇게 군 의료는 장비도 인력도 권한도 없이 책임만 묻는 구조이다. 그러면서 사격 같은 각종 훈련 때 대기시키니 군의관들 스스로 '부적' 또는 '토템'이라고 자조한다. 문제점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여서 나는 '전쟁 나면 정말 큰일'이라고 생각해왔다.
다행히 의무 전용 헬기가 도입될 예정이고, 군 외상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하드웨어도 중요하나 이를 운영할 인력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합당한 처우와 권한이 필요하다.
미국은 국방 예산의 5% 이상을 의료에 사용하며, 각 군에 중장인 의무 사령관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국방 예산의 0.5%에 불과하고 준장이 지휘한다. '사람이 먼저'인데 막연히 '애국 페이'에 기대어 인명을 구하려는 현실이 안타깝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7/2017112703350.html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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