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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군의관의 '애국 페이'만 기대하나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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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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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승엽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판문점 귀순 북한 병사는 가까운 전방 군 병원들을 놔두고 경기 남부의 대학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보안 면에서 불리한 원거리 민간 병원에서 수술받게 한 것은 우리 군도 군 의료의 현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군 의료에 대한 불신은 팽배하여 "빨간약만 발라준다"고 할 정도다. 군 의료 내부의 시선은 어떨까. 군의관들 스스로 '부적(符籍)'이라고 자조한다. 제대로 처치할 수 없이 거의 맨몸으로 근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60만 대군인데 의무 전용 헬기도 없이 응급 구조 키트만 갖춘 후송 헬기만 전군에 6대 있다. 주한 미군은 소수 병력이지만 더 많은 의무 헬기를 운용 중이다. 신속한 후송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우리의 현장 처치가 더 우수해야 할 텐데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

내가 군의관으로 처음 부임한 부대는 각 분야 전문의 6명과 일반의 1명, 한의사 1명이 근무했다. 일선에서 이 정도 의료진을 갖춘 곳은 드무나, 장비는 열악했다. 수술적 도구는 물론이고, 혈액 검사, 엑스레이·심전도 기기도 없이 청진기와 체온계 정도만 주어졌다. 더 중요한 것은 운영 인력이다. 현대 의료는 의사의 원맨쇼가 아니라 '팀'이 필요하다. 수술하려면 집도의와 마취 인력을 제외하고도 손발이 맞는 4~5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제대로 된 보조 인력은 의사보다 더 찾기 힘들다. 내 초임 부대도 유자격자는 간호 장교 1명과 약제병 1명뿐이었다. 그나마 약제병은 명문대를 나왔다며 지휘관이 당번병으로 바로 차출해갔다.

이렇게 군 의료는 장비도 인력도 권한도 없이 책임만 묻는 구조이다. 그러면서 사격 같은 각종 훈련 때 대기시키니 군의관들 스스로 '부적' 또는 '토템'이라고 자조한다. 문제점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여서 나는 '전쟁 나면 정말 큰일'이라고 생각해왔다.

다행히 의무 전용 헬기가 도입될 예정이고, 군 외상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하드웨어도 중요하나 이를 운영할 인력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합당한 처우와 권한이 필요하다.

미국은 국방 예산의 5% 이상을 의료에 사용하며, 각 군에 중장인 의무 사령관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국방 예산의 0.5%에 불과하고 준장이 지휘한다. '사람이 먼저'인데 막연히 '애국 페이'에 기대어 인명을 구하려는 현실이 안타깝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7/20171127033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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