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제재완화 요구했다 거부당해… 김정은, 쑹타오 특사 면담 거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북했던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중국이 관계국에 설명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6일 한·중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아사히는 관계국이 어느 나라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쑹타오 부장은 지난 17~20일 방북해 북한 노동당 최룡해 부위원장과 리수용 국제 담당 부위원장을 각각 만났다. 북·중 양국은 그러나 쑹 부장이 김 위원장을 만났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북한 측은 쑹타오 부장이 최룡해 부위원장과 만났을 때 김정은 위원장 면담을 거절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쑹 부장이 김 위원장에게 전할 선물을 최 부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북한은 쑹 특사의 방북에 앞서 중국 측에 경제 제재 완화를 요구했으나 중국이 이에 응하지 않았으며, 이것이 면담 불발 배경"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측이 특사 파견을 타진할 때부터 북한은 '특사를 받아들이면 제재 완화에 응할 것인가'라는 메시지를 중국에 전했다"며 "이는 대북 제재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심해지는 가운데 어떻게든 타개책을 찾으려는 북한의 초조함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한·미의 군사훈련 동시 중단'을 의미하는 쌍중단(雙中斷)을 고수하며 북한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북한 측은 이에 맞서 '쑹 특사의 지위가 낮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번 19차 당대회 전인 17·18차 당대회 때는 쑹 특사(당 중앙위원)보다 한 단계 위인 정치국원을 보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쑹 특사의 빈손 귀국 이후 미국은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했고 중국은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미국이 1년 이내에 군사적 수단을 쓸 가능성이 있다는 비관론이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