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6%와 엄청난 격차… 북한의 결핵 신고율 세계 2위
B형간염은 한국 80년대 수준, 말라리아도 휴전선 인근 빈발
 

전체 사망자 중 감염성 질환 사망자 비율 그래프
JSA(판문점 공동경비구역)를 통해 귀순한 오모(25) 북한 병사가 결핵·B형 간염·기생충 등 각종 감염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 같은 감염병이 북한 주민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씨는 북한 감염병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축소판이나 마찬가지였다.

국립중앙의료원과 WHO(세계보건기구) 등 국내외 전문기관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오씨에게서 발견된 결핵·B형 간염과 말라리아 등 각종 감염병에 시달리고 있다. 감염병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기생충과 같은 여러 병원체에 의해 감염돼 발병한다.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는 "감염성 질환은 북한 주민 사망 원인의 31%를 차지해 한국(5.6%)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말했다.

감염병 가운데 결핵 발생률(2016년 기준)은 인구 10만명당 513명으로, 한국의 76.8명보다 6.7배나 높다. 결핵 사망자(1만1000명) 역시 한국(2209명)의 5배 수준이다. 특히 북한에서 결핵 관리 사업을 하는 유진벨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여러 결핵약에 내성을 보여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 결핵 환자가 전체 결핵 환자의 31.4%(2012년)로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벨재단은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가 매년 4000~5000명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핵 비상 상황인 셈이다. 2015년 기준 북한의 결핵 신고율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만성 간염이나 간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큰 B형 간염은 한국의 80년대처럼 보균자가 전체 인구의 6~11%로 추정된다. 모기 등이 감염시키는 말라리아는 휴전선 인근 지역에서 빈발해 한국의 경기·강원 일부 지역까지 전염시키고 있다.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는 "결핵과 B형 간염은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만성질환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통일 이후에 북한 주민을 치료하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치료약과 예방 백신 지원 등이 시급하다"고 했다. 현재도 국제기구에서 결핵약 보급에 나서고 있지만 결핵 사망률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국내 들어온 탈북 주민들의 건강 실태 조사에서도 결핵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탈북 주민들의 5.4%가 결핵으로 조사(2013년 국정감사)됐다. 전문가들은 "결핵 감염자 대부분이 25~54세 경제활동 인구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결핵연구원 김희진 원장은 "북한의 실제 결핵 실태는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4/20171124002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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