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 귀순' 영상 공개]

정의당 김종대 의원 비난에… 이국종 교수 "목숨 구하는 게 인권 지키는 일"
 

이국종 교수
이국종 교수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중증외상센터장)는 22일 기자 브리핑에서, 귀순한 북한 병사의 기생충 감염 사실을 외부에 알린 것이 환자 인권 침해 논란으로 번진 데 대해 "(열심히 환자를 처치한) 의사로서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 15일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군 병사 장 속에 기생충이 수십 마리 있어 합병증이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김종대 정의당 의원 등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기생충, 분변, 위장 내 옥수수까지 공개돼 북한 병사의 인격에 테러를 가했다"면서, 의료법 위반까지 거론했다.

이 교수는 "말이 말을 낳고, 낳은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며 말의 잔치가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들은 환자에 대해 (함부로 말할 정도로)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터지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수술을 위해 환자 배를 열었을 때 오염물이 의료진에게 튀고 B형 간염 상태인 줄도 모르고 피를 묻히며 처치했는데, 인권을 침해한 의사라는 말을 들으니 억울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외과 교과서에 기생충 감염 시 소장의 봉합 상태 유지가 수술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고 쓰여 있다"며 "석해균 선장 사건 때도 알 권리 차원에서 자세한 치료 과정을 언론에 공개하였듯 이번에도 (환자 상태를 공개한 것은) 그런 맥락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군 환자의 인권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목숨을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인권을 생각한다는 사람이라면 그런 정성의 100분의 1이라도 (의료 최일선 현장을 지키는) 우리 일의 핵심 가치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 교수는 중증외상센터에 대한 정부 지원 부족과 인프라 미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현재 중증외상센터에 병상이 100개인데, 사투를 벌이는 환자가 150명이나 된다. 오늘도 중환자실이 꽉 차서 더는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응급실에 들어오는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정도로 외상 의료 인력과 시설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의당 당원게시판에는 이국종 교수에 대한 김종대 의원의 발언에 항의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김종대 의원은 2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가 이국종 교수를 공격했다는 것은 굉장한 오해"라면서, 선정적 언론 보도, 군 당국의 과도한 의료 행위 개입 등에 경종을 울리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3/20171123002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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