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블록체인 회사 비트퓨리 CEO 발레리 바빌로프]

소련 붕괴 당시 화폐가치 급등락… 가상화폐·보안기술 필요성 눈떠
"보안시스템만 제대로 갖춰지면 종이돈보다 더 깨끗하고 안전해"
 

"보안시스템만 제대로 갖춰진다면 종이돈보다 가상화폐가 더 깨끗하고 안전합니다."

세계 최대 블록체인(blockchain) 회사 비트퓨리(bitfury)의 최고경영자(CEO) 겸 창립자인 발레리 바빌로프(Vavilov)는 15일 본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종이 화폐처럼 만질 수 있어야만 안정감을 느낀다는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빌로프 회장은 이날부터 이틀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TV조선 주최로 열리는 제5회 글로벌 리더스 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그는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과열이 아니라 정상적인 과정일 뿐"이라고 했다.

라트비아 출신인 바빌로프는 1990년대 소련 붕괴와 경제 몰락, 화폐 가치 급등락 같은 대혼란을 경험하면서 가상화폐와 보안 기술의 필요성에 눈을 떴다. 블록체인 기술이 개발되자 2011년 회사를 세웠다. 디지털 공공 장부로 불리는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수많은 컴퓨터에 분산 저장해 공유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위·변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구축 비용이 저렴하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가상화폐가 거래되고 유통된다. 비트퓨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가상화폐를 채굴해 거래가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칩 등을 개발한다. 16개국 350여 명 직원이 일하고 있다.
 
발레리 바빌로프
/고운호 기자

가상화폐는 화폐로서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지난 12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거래를 하지 못한 피해자가 속출했고, 일부 피해자는 법적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보안성과 안전을 위해 가상화폐를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빌로프는 "한국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가상화폐는 그 어떤 기술보다 안전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해커가 가상화폐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빼내 돈을 훔칠 수는 있지만, 블록체인화된 사이트 자체를 직접 해킹하기는 힘들다는 이야기다.

그는 가상화폐의 장점으로 투명성을 꼽았다. 북한이나 범죄 집단이 가상화폐를 돈세탁 경로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가상화폐의 도입 취지는 오히려 음성적인 거래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금과 달리 일정 금액이 넘을 경우 돈을 누가, 어디에, 얼마만큼 주고받았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 있고, 일부는 특정 용도에만 지정해 쓰이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바빌로프는 "예를 들면 정부가 아이들을 위해 지원금을 주더라도 부모가 다른 곳에 쓸 경우, 지금은 통제할 수 없다"며 "정부가 가상화폐를 이용해 지원한다면 사용처를 지정해 정해진 목적에 정확히 쓰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가상화폐 거래가 전산에 기록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수사기관의 추적이 용이하기 때문에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6/20171116002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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