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미·북간 반관반민(半官半民) 형태의 ‘1.5 트랙 대화’에 참여해온 수전 디매지오 뉴아메리카재단 국장 겸 선임연구원은 13일(현지 시각) “북한은 트럼프가 미쳤는지 아니면 시늉만 할 뿐인지 알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디매지오 국장은 이날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단계가 무엇인지 정말 알고자 한다”면서 “그들은 뉴스를 매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CNN을 24시간, 일주일 내내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등도 읽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우려는 ‘화염과 분노’ ‘북한 완전파괴’ 같은 극단적 발언을 쏟아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중을 파악하기 원하는 것라는 해석이 나온다.

디매지오 국장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로 탄핵당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행동에 대해 질문할 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국내 문제들, 로버트 뮬러의 (러시아 스캔들) 특검수사와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오래 대통령을 못할지 모르는 데 왜 우리가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가?’에 관해 묻는다”고 했다.

디매지오 연구원에 따르면 북한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자꾸 바뀌는데다가 특검 수사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등으로 대통령직에서 중도할 가능성이 있어, 미국과의 협상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북한 측이 몇 주 전 조셉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게 대화를 제안,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가능한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모순적인 발언과 위협으로 인해 대화의 창이 점점 좁아진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또 디마지오 국장은 최근 수개월간 북한이 자신에게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간 낭비’라며 폄훼하고, 이란 핵협정을 불승인한 것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물었다고 전했다. 디마지오 국장은 “그것은 북한에 '미국이 협정에 충실하지 않은데 왜 협상을 시작해야 하나?'라는 분명한 신호를 주었다”고 전했다.

그는 김정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꼬마 로켓맨’ ‘작고 뚱뚱하다’라며 모욕한 것에 대해서도 “미 정부가 ‘뭘 하더라도 김정은을 개인적으로 모욕하지 않는다’는 미 행정부의 첫 번째 규칙을 어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협의 고조는 북한을 더욱 다루기 어렵게 만들기만 할 뿐 북 한 주민들의 사고를 유연하게 하지 않는다”면서 “위협을 느끼면 북한은 스스로 거칠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강경한 것은 엄청난 실수”라고 지적했다.

디매지오 연구원은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과 함께 북한 측과 비공개 1.5트랙 접촉을 해온 인물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말하는 2∼3개의 대북채널 중 하나가 이 트랙으로 전해진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4/2017111400461.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