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고구마줄기까지 마구 수출" 돈줄 마른 北, 농민까지 외화벌이 투입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로 외화벌이가 어려워진 북한이 농촌 주민에게도 외화벌이 과제를 부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대북 제재로 수출길이 막히자 북한이 수출제한 품목이 아닌 농산물 수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RFA에 따르면 중국의 한 소식통은 “주로 잣을 수출하던 북한이 요즘엔 잣 외에도 '무시래기' '말린 고구마 줄기' 같은 농산물까지 닥치는 대로 수출하고 있다”며 “대북 제재로 북한의 외화사정이 얼마나 급해졌는지 최근의 수출품을 보면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시래기나 말린 고구마 줄기는 조선족과 한국사람이 좋아하는 식품이며 중국 사람은 잘 먹지 않는다. 이런 것은 굳이 북한에서 사 오지 않더라도 중국에도 널려 있다”며 “이런 농산물을 중국 사람이 소비할 것으로 생각되지 않으며, 대부분 중국산으로 둔갑해 한국에 재수출된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도 “무시래기나 고구마 줄기 말린 것은 당국에서 농촌에 내려진 외화벌이 과제 수행에 따라 채취된 것”이라며 “무시래기의 재료인 무청은 배추와 함께 김장할 때 모두 활용하는 것이고, 고구마 줄기 역시 북한에서도 모두 식품으로 활용되는 것이지만 농민들에 주어진 외화과제 수행을 위해 국가에 바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한 농산물 수입업자는 북한 농산물이 한국으로 재수출될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은 충분하다. 제품을 깨끗하게 가공한데다 가격도 비싸지 않아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이라며 "무시래기나 고구마 줄기는 중국이나 한국에도 많지만 이 걸 잘 다듬어서 햇볕에 건조하고 모양을 갖추려면 인건비가 많이 드는 탓에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이런 농산물 생산을 포기한 채 값이 싼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남한에서 전통적으로 인기가 있는 이런 먹을거리들을 북한이 농민의 외화벌이 과제로 떠맡긴다는 것은 한국 소비층을 겨냥한 외화벌이 사업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