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밖에서 외국 정상 영접한 전례 없어… 한미동맹 과시 '파격 예우'
트럼프 '방위비 분담' 요구에 맞서 세계 최대 미군기지 소개 의미도
日보다 짧은 '1박2일' 논란 속 한미 정상 접점 늘리기 위한 고육책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영접을 위해 7일 오후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K-6) 미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뉴시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7일 오후 에어포스원을 타고 오산 기지에 도착, 평택으로 가기 전 한국 측의 영접에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그의 첫 방문지인 경기도 평택의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맞이했다. 한미 동맹의 상징이자 해외 최대 미군 주둔기지인 이 곳을 1시간여 함께 둘러보며 북한 동향을 보고받고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당초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처음 영접하는 것은 이날 오후 2시반께 청와대로 알려졌으나, 청와대를 나가 앞당겨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우리 정상이 청와대가 아닌 곳에서 방한한 외국 정상을 영접하러 외부로 나간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최고의 예우와 북핵 위기 앞에서 더 공고해져야 하는 한미 동맹을 대내외에 확인하기 위한 의전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50분께 전용 헬기 편으로 평택 기지에 먼저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렸다. 오후 12시20분쯤 경기도 오산 기지를 통해 입국한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헬기 '마린 원' 편으로 곧장 이동, 평택에 오후 1시께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에서 내리자마자 한미연합사 수뇌부의 영접을 받은 뒤 한미 장병들과의 오찬장이 마련된 실내로 이동, 기다리고 있던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한미연합사 소속 한미 장병들과 함께 오찬을 하며 격려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 자리에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송영무 국방장관, 정경두 합참의장, 토머스 밴달 미8군 사령관, 토머스 버거슨 주한 미7공군 사령관 등 양국 군 수뇌부도 배석한다.

이날 평택 기지 동행 일정은 북핵 위협이 계속되는 안보 위기 속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양국 동맹을 상징하는 미군기지에 동행, 한반도 안보 상황과 한미 연합 군사력을 함께 점검하는 모습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조치로 해석된다.

최근 한중 관계 개선 합의에서 한미 동맹을 약화시킨다는 논란이 제기됐고, 평택 기지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전작권 조기 환수 문제와도 얽혀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안보 동맹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게 최우선이란 판단이 문 대통령의 지방행이라는 파격적 의전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일각에선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캠프 험프리스를 둘러보면, 한국이 한미동맹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한다.

무엇보다 이번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에서 일본·중국에 비해 방한 일정이 '1박2일'이라는 빠듯한 만큼, '문 대통령과 함께 하는 시간이나 접점을 최대한 늘리고 대북 안보 관련 메시지도 최대한 관련 현장에서 내놓아야 한다'는 양국의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이날 동행 사실은 이날 오전까지도 청와대의 특급 보안사항으로 철저히 대외비에 부쳐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택 기지 방문이 미국 측이 주최하는 행사인만큼, 문 대통령은 이 일정에서만큼은 트럼프의 초청을 받고 주한미군의 안내를 받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주한미군기지 특성상 한국 언론은 취재가 불가능하고, 트럼프 대 통령을 수행하는 미국 언론만 내부 취재를 하게 됐다. 우리 쪽 브리핑은 문 대통령을 수행하는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사후에 하기로 했다. 청와대 페이스북을 통해 오찬 장면이 생중계 되기도 했다.

두 정상은 평택 기지 일정을 마친 후 역시 각자 헬기 편으로 서울로 이동, 오후 2시반께 청와대에서 공식 국빈 환영행사 등을 가진 뒤 정상회담에 돌입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7/201711070137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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