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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문] 핵무기만 두려운 것이 아니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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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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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혜랑 '등나무집'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등나무집'은 올해 초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이복동생 김정은에 의해 비참하게 살해당한 김정남의 이모 성혜랑의 회고록이다. 김정일-성혜림-김정남의 기이한 가족사도 상당히 흥미롭지만 정작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은 성혜랑·성혜림 자매 집안의 3대에 걸친 가족사이다. 두 자매의 조부모, 부모의 생애를 통해 격변기 우리 민족의 의식이 형성된 여건들을 조망할 수 있고 공산주의의 생리를 충격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아들이 아내의 편을 든다고 아들을 때려서 죽게 한 남편에게서 독립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외할머니. 여자들이 자기 어머니 같은 삶을 살지 않는 세상을 동경해서 공산주의를 영접하고 공산주의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공산 정권을 받들었던 어머니. 그리고 대지주의 후예인 아버지는 상속받은 토지를 모두 소작인에게 나누어주어 공산주의를 실천한다.

김정일이 큰아들 정남과 함께 찍은 사진. 김정남의 이모인 성혜랑씨가 쓴 책 '등나무집'에 처음으로 실렸다. 뒷줄 왼쪽부터 성혜랑, 성혜랑씨 딸 이남옥, 성혜랑씨 아들 이한영씨이고, 앞줄 왼쪽이 김정일, 오른쪽이 정남이다. 이 사진은 김정남이 10살 때인 1981년에 찍은 것이다. /조선일보 DB

처음엔 문재(文才)가 뛰어난 어머니가 로동신문을 혼자 집필, 편집하다시피 하면서 공산주의의 귀한 일꾼으로 칭송과 영예를 누렸고 아버지도 김일성에게 모범적 사상가로 치하를 받았지만 공산당 세력 중심에서 차츰 밀려나서 어머니는 거듭 실질적인 강등을 당하고 아버지는 '지주 출신'이라는 낙인을 떨쳐낼 수가 없다.

 몇십 년을 공산주의를 위해 뼈 빠지게 헌신했던 성혜랑의 어머니는 노년에 6시간을 혼자 무대에 세워져 '자아비판'을 강요받았다. 그리고 끼니조차 불안해졌다. 시동생의 친구였던 김정일이 자기 여자로 불렀을 때 성혜림은 거절할 도리도 없었지만 부모를 곤궁과 박해에서 구하기 위해서 수락한다. 김정일과의 사실혼은 성혜림을 신경증에 시달리게 했고 김정일이 애지중지한, 둘 사이의 아들 김정남은 결국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았다.

국정원이 국회에 보 고한 바에 의하면 김정은이 노동당 간부들의 본보기식 숙청―처형을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그 간부들은 야심에서였건 충성심에서였건 공포심에서였건 얼마나 절대적인 충성을 바쳤겠는가.

그런데 우리나라는 왜 그토록 조악하고 야만적인 정권의 눈치를 보며 비위를 맞출까? 우리 사회가 북한을 닮아 갈까 봐, 북한의 세력권에 들어갈까 봐, 친북 세력의 약진이 두렵고 두렵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6/20171106030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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