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북핵 상황 고려한 듯 "전작권 전환, 특별한 환경선 어렵다"]

보수야당 의원들과 오찬서 밝혀
"한국 군사능력·무기체계 확보와 미래司 지휘구조 문제 해결해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빈센트 브룩스〈사진〉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은 최근 야당 국회의원들과 만나 "한·미 간 연합성이 우리가 원하고 필요한 수준까지 다다르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만 중요한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가급적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전작권을 넘겨받겠다"고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기보다는 전작권을 전환할 충분한 조건이 돼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보인 것이다.

브룩스 사령관은 지난 1일 보수 야당 의원들 모임인 '포용과 도전'(대표 나경원 한국당 의원)과의 비공개 오찬 자리에서 "(한·미 간) 소통이 덜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전작권 조기 환수' 움직임에 대해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는 세 가지 협의체를 통해 논의 중인데, 크게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 두 가지 조건으로는 '한국군의 주요 군사 능력, 무기 체계 확보'와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지휘 구조 문제 해결'을 꼽았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브룩스 사령관이 대체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이양 '시기'만을 강조한 것에 불편한 모습이었다"고 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국 정부가 마치 전작권 전환 시기만 중요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실질적으로는 '조건'이 더 중요하다"며 "전작권 전환을 하려면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특별한 환경'에서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별한 환경이 무엇인가'라는 의원들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지금과 같이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을 말한 것이 아니겠나"고 했고, 또 다른 참석자는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어떻게든 타개돼야 한다는 말로 알아들었다"고 했다.

전작권을 한국군이 넘겨받게 될 경우 한미연합사를 대체해 신설될 미래사는 한국군이 사령관, 미군이 부사령관을 맡기로 돼 있다. 이에 대해 브룩스 사령관은 "한국군이 사령관이 될 경우 미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 이 문제를 잘 만들어야(design)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브룩스 사령관이 언급한 주요 군사 능력과 무기 체계 확보에 대해선 "한국도 각종 전략 무기를 확보해야 한다는 말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중 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합의에 대해서는 "(굳이) 의미를 찾자면 이번 협상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중국이 관여할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다만 수도권 지역의 북핵·미사일 방어에 대해서는 "(사드가 아닌) 패트리엇 PAC-3 미사일로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강 이북에 잔류 중인 동두천 210화력여단에 대해서는 "평택으로 사령부가 옮기지만, 동두천 기지는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연합사 측은 이날 브룩스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사령관의 구체적인 워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다만 당시 사령관 발 언의 요지는 '전작권 전환은 한국 정부와 한국군, 주한 미군에 의해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매우 복잡한 이슈다. 이에 따라 양국 군은 밀접하게 협력해 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날 브룩스 사령관과의 오찬에는 모임 대표인 나경원 의원을 비롯해 한국당·바른정당 소속 의원 12명이 참석했다. 이날 대화는 연합사 측이 대동한 통역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6/201711060016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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