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 철수 남베트남 체제 붕괴 사례 연구 중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1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발언하고 있다. '내부자가 바라본 북한 정권'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청문회에서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군사력의 힘을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군사적 행동을 취하기 전에 (미국은) 적어도 한번은 김정은을 직접 만나 현재의 방향을 고수할 경우 파멸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AF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목표는 주한미군 철수와 이에 따른 한국의 체제 붕괴라고 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밝혔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이 지원하던 남베트남에서 미군이 철수한 것이 체제 붕괴로 이어진 사례를 북한이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2일(현지 시각) NHK보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태 전 공사는 1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김정은은 북한이 미 본토를 핵무기로 공격할 능력을 획득하면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려 최종적으로 주한미군 철수와 한국 체제 붕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면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해 “김정은에게 현 노선을 유지한다면 (미국은) 모든 군사적 선택지를 사용할 용의가 있다고 전달해야 한다”며 “트럼프 정권이 김정은에게 직접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메시지’와는 별개로 실제 실행 가능한 대북 카드로 그는 군사적 수단 보다는 대북 경제 제재 강화나 외부 정보의 북한 유입 등 이른바 ‘소프트 파워’ 사용을 권장했다. 그 이유로 그는 “(북한을 군사 공격할 경우) 미국과 한국이 전쟁에선 승리하겠지만, 남한 주민 수만명이 북한의 총탄과 단거리 미사일에 희생될 것”임을 들었다. 그는 “우리는 휴전선으로부터 70~80km 떨어진 남한에 수천만명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 체재 붕괴 시나리오’에 대해 태 전 공사는 중국이 탈북자 단속을 완화하면 많은 북한 주민들이 중국으로 탈북해 결국 김정은 정권 붕괴로 이어질 것 이라면서, 미국이 중국에 탈북자를 보호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태 전 공사는 김정은 정권 들어 폭압 정치가 강화되면서 최근 수년간 체제 유지 가능성에 신뢰를 잃은 외교관 등 북한 엘리트 계층의 망명이 늘었다고 말했다. 외무성 내에서조차 외국 언론과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100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정보 통제가 극심하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2/20171102012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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