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美 국무부, 北 유엔대표부와 직접 외교 접촉 시도”

미국이 북한과 물밑에서 직접 외교를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3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이른바 '뉴욕채널'을 가동해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유엔 북한대표부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표와 북한 간의 직접적인 고위급 접촉은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던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송환 협의차 지난 6월 북한을 방문했던 게 마지막이라고 설명했다. 웜비어는 북한에서 선전문을 훔치려 한 혐의로 구금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지난 6월 13일 석방됐다. 하지만 그는 귀향 엿새 만에 사망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초기 윤 대표의 역할은 북한 내 미국인 억류자를 송환하는 것에 그쳤지만 이제는 그 권한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윤 대표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해서도 논의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그는 대신 이 채널이 추구하는 종착점은 전쟁이 아니라 외교적 합의가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 정부가 북한을 외교적으로 굴복시키거나 북한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하는 선택지 중에서 고르는 것은 상황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북미 간 물밑 접촉 시도를 시사한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9월 30일 북한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소통 라인을 갖고 있다. 북 한과 2∼3개 정도의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17일에는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 과정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다만 북·미 간 비공개 접촉이 북한 핵·미사일 도발, 웜비어 사망 사건 등으로 악화한 양측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