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디몬쉐 주한 아세안위원회의장, 내일 서울서 아세안 50주년 리셉션
 

롱 디몬쉐
/김지호 기자

"북핵 문제에 대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미국 주도의 국제 제재에 동참한다는 것입니다."

롱 디몬쉐〈사진〉 주한 아세안위원회 의장(주한 캄보디아 대사)은 31일 본지 인터뷰에서 "아세안 10개 국가 중 일부는 전통적으로 북한과 깊은 유대 관계를 맺어왔지만, 북핵 문제는 강력한 제재만이 해법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했다.

아세안은 1967년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태국·필리핀 5개국으로 출범했고, 이후 라오스·미얀마·베트남·브루나이·캄보디아 등이 합류했다. 주한 아세안위원회는 서울 주재 10개 회원국 대사관이 함께 운영하며, 각국 대사들이 6개월 단위로 돌아가면서 의장을 맡는다. 위원회는 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아세안 50주년 기념 리셉션을 연다.

롱 디몬쉐 의장은 "북핵 위기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 배치가 결정되면서 한·중 갈등이 불거지는 일련의 상황들을 지켜봤다"며 "해외 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한국에 아세안은 최적의 대안"이라고 했다. "아세안이 단일 국가라고 해봅시다. 유럽연합(EU)이나 북미보다 많은 6억여명의 인구와 2조5500억달러의 GDP로 중국·인도에 이은 세계 3위의 노동 시장이자 6위의 경제 대국이 돼요. 해외 직접 투자 규모가 해마다 7%씩 늘어나는 유망한 시장이기도 합니다."

그는 "(한·중 간 갈등 봉합에도) 중국이 한국 투자자들에게 시장 문을 걸어잠그려 한다면 아세안은 한국에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며 "이미 일부 한국 기업과 투자자들이 아세안으로 거점을 옮기고 있다"고 했다.

서울의 EU 회원국 대사관들이 자국 국기와 EU 깃발을 함께 게양하듯 아세안 회원국들도 공관에 자국 국기와 아세안 깃발을 함께 내걸고 있다. 롱 디몬쉐 의장은 "아세안도 EU처럼 경제 협력을 통해 지역의 번영과 안정을 꾀하고 있지만, 각국의 내정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고 했다. 최근 국제적으로 비난받은 미얀마의 이슬람 소수 민족 로힝야족 탄압 사태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은 것도 그 원칙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내정 불간섭 원칙은 아세안이 불교·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와 문화권으로 구성돼 있어도 큰 역내 분쟁 없이 공존하는 동력이 됐다"고 했다.

아세안은 장기적으로는 유로화 같은 단일 통화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 현재 옵서버 지위인 동티모르를 비롯해 이웃 나라들도 가입 요건이 허락한다면 회원국으로 받아들인다는 계획이다. "한국과 아세안은 관광·이민 등 인적 교류를 통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력 분야를 더 넓혀 나갔으면 합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1/201711010038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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