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前 남서울대 교수
김진수 前 남서울대 교수

북한 김정은의 최우선 정책은 '안정적이고 확고한 체제 유지'이다. 이를 위해 핵·경제 병진 노선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사회주의 국가들의 경제적 지원이 중단되면서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체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개방'을 피할 수 없었다. 노태우 대통령의 7·7선언으로 시작된 남북 교역은 우리의 5·24조치로 중단되기까지 규모가 총 222억달러에 이른다. 이 중 29억 4500만달러가 원조 성격인데, 그 대부분인 24억2000만달러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이루어졌다. 하지만 연평해전(1999년), 대청해전(2002년), 핵실험(2006년) 등 도발은 오히려 증가했다. 무조건적 원조가 평화를 증진시키지 않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북한의 체제 유지에 기여한 결과가 된 것이다.

북한은 남한을 비롯한 자유세계의 지원과 시장거래를 통해 2000년부터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2001년 이후 3%대 성장을 이루면서 큰 고비는 넘긴 것이다(한국은행). 그러나 시장경제 도입은 자본주의식 사고 확산,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약화 같은 부작용을 나타냈다. 그 결과 공포정치에도 불구, 탈북자가 수십만에 이르고, 엘리트들까지 탈출하면서 체제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김정은이 최근 6차 핵실험 성공 후 "통일만이 확고한 체제 유지"라고 했다. 박봉주 내각 총리는 "미국은 조선 반도에서 손을 떼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노리는 최종 목표는 변함없이 무력 통일 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 일각에서 "핵은 북한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이고, 전술핵무기 재배치는 필요 없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미국 및 서방 세계와 함께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때까지 대화는 하되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어떤 형태의 경제적 교류도 하지 말아야 한다. 과거사에서 보듯, 우리의 존립을 스스로 위태롭게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31/2017103103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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