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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보기관 요원들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될 뻔한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각) "지난 5월 경유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중국 정보기관 요원들이 미국으로 도피한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 정취안(50) 홀딩스 그룹 회장을 회유하려다가 미 정부에 포착됐다"며 "사증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될 뻔했지만, 미 정부 내에서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체포가 불발됐다"고 보도했다.

궈원구이는 지난 2015년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주요 지도부의 비리를 꾸준히 폭로하고 있는 부동산 재벌이다. 궈원구이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뇌물·납치·사기·성폭행 등 19가지 범죄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인터폴 적색 수배 명단에도 올라있는 상태다.

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보낸 중국 요원 4명은 지난 5월 24일 궈원구이를 만나 "중국에 적대적인 활동을 중단하면 압박이 완화될 것"이라고 회유를 시도했지만, 궈원구이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FBI 요원들은 이런 사실을 알아채고 궈원구이에 대한 접촉 금지와 출국을 중국 요원들에게 요구했으나, 이들은 이틀 후 궈원구이를 재차 만나 협박이 섞인 회유를 했다.

이에 FBI 측은 공항에서 이들에 대한 체포 지시 대기에 들어갔고, 같은 시각 백악관은 국무부·법무부·정보기관·국방부 등이 모두 참여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당시 오랜 시간이 걸린 회의 끝에 백악관 측은 중국 요원들을 체포하는 대신 그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중국 당국이 궈원구이를 함부로 건들지 못하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범죄인 인도 조약이란 다른 국가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자국으로 도망 온 범죄인을 그 국가의 요청에 의해 넘겨주는 조약을 말한다.

WSJ는 “궈원구이가 단순한 범죄자라는 시각과 중국과 협상할 때 좋은 협상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 미국 내 양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궈원구이는 이 같은 시류를 읽고 지난달 9일 정치적 망명 신청을 했지만, 현재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 궈원구이를 추방하는 데 마음을 기울였었다"며 "하지만 다른 고위 관리들이 이를 막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북한, 무역 등 여러 문제가 있는데 궈원구이의 뉴욕 체류 때문에 두 나 라 사이의 긴장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궈원구이는 1967년 중국 산둥에서 태어나 중졸 학력으로 부동산 사업을 시작해 약 2조7000억원이 넘는 재산을 일군 입지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중국 유명 경제 탐사매체인 '차이신'의 "궈원구이의 성공은 부패 권력층과 결탁한 결과"라는 보도로 인해 미국으로 망명하게 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24/201710240138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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