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北외교관 집 털려…
조사하니 수입주류 450상자를 보관해 온 사실 드러나
 

파키스탄 주재 북한 외교관의 집에서 금·다이아몬드·달러와 함께 위스키·와인·테킬라 등 주류 450상자를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파키스탄의 북한 외교관들은 제3국으로부터 '외교 행사용' 등 명목으로 술을 면세로 들여온 뒤 파키스탄 암시장에 내다 팔아 외화벌이를 하기로 악명이 높다. 2015년에는 북한 외교관 부부가 주택가 길거리에서 술을 팔다가 적발된 적도 있다.

'파키스탄 투데이'가 7일과 18일 두 차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달 초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코사르 경찰서에 한 집이 털렸다는 도난 신고가 접수됐다. 집주인은 북한 대사관의 현기영 1등 서기관으로, 그는 중국 베이징 출장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가 귀중품이 없어진 사실을 알게 돼 신고를 했다. CCTV 분석 결과, 범인은 정복을 입은 파키스탄 경찰관 3명이었다. 이들은 현 서기관이 자리를 비운 2일 집을 수색해서 보석함 10개, 다이아몬드 2개, 미화 3000달러와 위스키 100상자(cases), 와인 201상자, 맥주 60상자, 테킬라 9상자 등 수입 주류 450상자를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한 상자에 얼마만큼의 술이 들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현 서기관은 "공식적으로 수입한 술"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파키스탄 당국이 2009년부터 작년까지 적발한 북한 외교관의 주류 밀매 사건만 10여 건이다. 현 서기관 집에서 나온 술도 밀매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파키스탄 암시장에서는 면세로 35달러 수준인 조니워커 위스키 1병과 20달러 수준인 하이네켄 맥주 1상자가 각각 70달러와 150달러 선에 거래돼 북한 외교관들은 몇 배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절도 혐의를 받게 된 파키스탄 경찰관 중 한 명은 고위 경찰관들이 주류 밀매 조직과 손잡고 이 술들을 몰래 내다 팔려고 했으며, 자신은 희생양일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경찰 당국도 이 경찰관들을 즉각 체포하지 않고 법원에서 사전 보석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을 줬다고 파키스탄 투데이는 보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23/20171023003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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