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레크 마기에로프스키 폴란드 외교부 아시아·미주 담당 차관]

北의 대표적 노동자 송출국 폴란드, 2년 전부터 신규 비자 발급 중단
"北 대사관 불법임대도 조치 시작… 강력한 우방 韓·美와 함께할 것"
 

"지난달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리근 폴란드 주재 북한 대사를 내 방으로 불러들여 '핵개발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평일(1998~2014년 주폴란드 북한 대사를 역임한 김정일의 이복동생·현 주체코 북한 대사) 대사가 바뀌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면? 당연히 그를 불러들였을 것이다."

마레크 마기에로프스키(46) 폴란드 외교부 아시아·미주 담당 차관은 18일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관한 한 폴란드는 강력한 우방인 한국 및 미국과 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폴란드 간 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17일 한국을 찾았다. 국제 문제 담당 기자·칼럼니스트 출신인 그는 2015년 대통령실 공보수석으로 공직에 입문, 지난 5월 외교부 차관에 발탁됐다.
 
마레크 마기에로프스키 폴란드 외교부 차관은“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동맹인 한국과 긴밀하게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마레크 마기에로프스키 폴란드 외교부 차관은“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동맹인 한국과 긴밀하게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한국과 폴란드는 1989년 수교 이후 정치·경제 등 각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그러나 폴란드는 북한 동구권 외교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평양과 바르샤바에 각각 대사관을 개설했다. 폴란드는 유럽 내 대표적인 북한 노동자 송출 지역으로 400여 명이 조선소 등지에서 일하고 있다.

마기에로프스키 차관은 "북한 노동자는 앞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폴란드가) 공산정부 시절부터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인 게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신규 비자 발급을 중단했고, 지금 남은 근로자들에 대한 비자 갱신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 400명이 마지막이다."

그는 3년 전 체코 대사로 옮긴 김평일에 대해 "개인적으로 본 적은 없지만, 재임 중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은둔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최근 폴란드 주재 북한 대사관이 수년간 공관 일부를 현지 기업들에 사무실 등으로 임대하며 '외화벌이'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마기에로프스키 차관은 "이 문제도 곧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외교 공간을 이용해 돈을 버는 건 명백한 위법 행위지만 치외법권 지역이라는 복잡한 사정이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 임차인들을 내보내는 조치를 시작했다."

1989년 공산국가에서 민주국가로 전환한 폴란드는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고 미국의 군사 동맹국이 됐다. 현재 미군 4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격추할 수 있는 미군의 첨단 이지스 미사일 방어 시스템 설치 공사가 시작됐다. 최근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한 조치다.

최근 한국에 배치된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사드)와 관련해서는 "군사 전문가도 아니고 한국과 폴란드의 지정학적 상황이 달라 답변할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국가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의 공격에 대비한) 억제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안보 문제가 정치·외교적으로 해결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최악에 대비한 억제 수단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19/20171019000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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