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위국헌신상] 前 통영함 함장 김호진 해군 중령
 

김호진 해군 중령
/해군
작년 9월 26일 밤 동해에서 한·미 연합 훈련 중이던 해군의 해상작전 헬리콥터(링스)가 추락했다. 헬기엔 조종사 김경민 대위(당시 33세)를 비롯해 3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해역의 수심은 1000m가 넘었다. 진해항에 정박 중이던 해군 구조함 통영함이 긴급 출동했다. 인양 업체들은 물론 해군 지휘부도 "작전 성공 여부를 떠나 시신 탐색에만 최소 한 달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당시까지 해군 구조작전의 최대 수심은 300m였다.

하지만 통영함은 수색 개시 5시간 만에 수심 1040m 해저에서 헬기 동체를 찾아냈고 김 대위, 부조종사 박유신 대위, 조작사 황성철 중사의 시신을 발견·인양했다. 작전 개시 15시간여 만이었다. 나흘 뒤엔 헬기 동체 인양까지 마무리했다. '기적'이란 말이 나왔다. 유족들은 슬픔 속에서도 "아들을 찾아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해군 관계자는 "대한민국 해군사(史)에 길이 남을 쾌거였지만 침통한 분위기 탓에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했다"고 했다.

'태평양에서 바늘 찾기'에 비견되는 해저 1000m 수색 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당시 통영함 함장 김호진 중령(45·해사 50기·사진)은 "탐색 구역이 가로 10해리(18.5㎞)×세로 10해리에 달해 시속 3~5㎞의 수중무인탐사기(ROV)로 바닥을 훑는 데만 몇 달이 걸리겠더라"며 "출항 직후부터 조류·풍향 등 사고 해역의 해양·기상 정보를 집중 수집해 가장 유력한 해역을 꼽았는데 예상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당시 통영함은 전력화된 지 2년도 되지 않아 실전 경험이 일천한 상태였다. 더구나 납품 비리 사건에 연루돼 방산 비리의 상징처럼 인식됐다. 2015년 12월 2대(代) 함장으로 부임한 김 중령은 "통영함의 명예 회복을 목표로 틈만 나면 탐색·구조 연습에 매달렸다"며 "특히 그해 2월 서해에서 15일간 북한 장거리 미사일 잔해 수색 작전을 통해 쌓은 노하우가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했다. 통영함은 북 미사일의 페어링, 추진체, 연료통, 산화제통, 1·2단 연결부 등 핵심 잔해물들을 모두 수거했고, 이는 우리 군이 북 미사일 능력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김 중령이 함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통영함은 두 차례의 어려운 수색 임무를 완수해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한국 해군을 대표하는 최신예 구조함으로 거듭난 셈이다. 현재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에 근무하는 김 중령은 "앞으로 어떤 분야를 맡게 되든 전문성과 능력 개발에 힘써 국익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19/20171019003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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