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이 핵무기를 협상 대상으로 한 대화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25일 미국 뉴욕 유엔플라자호텔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AP연합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초청으로 지난 9일부터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타스통신은 리 외무상이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조건에서 북-미간 대화가 가능한가'란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전했다.

리 외무상은 또 "우리는 미국이 근원적으로 대북 적대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면서 "경제와 핵 개발 병진 노선을 계속해서 추진하며 조국의 핵전력 완성을 위한 역사적 과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미국과 실질적 힘의 균형을 이루는 최종 목표를 향한 거의 마지막 지점에 도달했다"면서 "미국의 북조선 압사 정책이 근원적으로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의 핵무기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한 '북한 완전 파괴'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호전적이고 비상식적인 발언으로 북한과의 전쟁에 불을 지폈다"면서 "북한은 퍼붓는 불을 통해 미국을 심판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리 외무상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대해서도 "안보리 제재 결의 이행 명분 아래 우리를 질식시키려는 모든 시도는 공격과 전쟁 행위와 마찬가지"라며 "미국이 주도한 불법적 제재 결의를 지지한 국가들도 적잖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을 겨냥한듯 "(한반도) 주변국들은 지난 세기에 미국의 위협과 압박에 대항하기 위해 여러 희생과 시련의 대가로 핵무기를 확보했다"면서 "만일 그들이 오늘날 우리를 향한 제재와 압박 책동의 돌격대가 되려고 시도한다면 자신을 파멸시키고 화를 부르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리 외무상은 '새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남한 정부가 최근 남북 군 당국 간 대화 개시, 이산가족 상봉 추진, 인도주의적 지원 등을 제안했지만, 그 들이 미국을 추종하며 우리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추구하는 한 우리는 관계 개선을 위한 어떤 전망도 보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 중국이 제안한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담은 로드맵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며 "미국이 압박과 제재, 도를 넘는 대북 군사 위협에 매달리는 현재 상황에서는 협상을 진행할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12/20171012003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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