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의원들이 전하는 추석 민심 "가장 큰 관심은 안보와 경제"]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조차
"적폐청산 얘기는 별로 못들었다… 먹고살기 힘들다는 하소연 많아"
보수 2野 "정치보복에 우려 커… 이젠 서로 합치라고 압력도 받아"
국민의당 "文정부에 실망 의견도"
 

추석이나 설 연휴 동안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지역구에서 주민들과 접촉하며 민심을 듣는다. 사상 최장이라는 이번 연휴가 끝난 뒤 본지에 추석 민심을 전한 의원들은 한결같이 "가장 큰 관심은 안보였다"고 했다. 현 정부가 몰두하는 '적폐 청산'보다는 '민생'에 더 관심이 많았다는 것도 대체로 일치했다.

본지가 인터뷰한 민주당 의원 10명 중 9명은 '추석 때 가장 많이 들은 말'로 "북한 때문에 불안하다" "아직도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꼽았다. 윤호중 의원만이 "적폐 청산으로 정치를 바꿔달라는 말이 가장 많았다"고 했다. 정성호 의원은 "주로 남북 관계에 대한 걱정과 먹고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며 "적폐 청산에 대한 관심은 크게 없더라"고 했다. 신경민 의원은 "적폐 청산에 대한 생각은 '할 것은 해야 한다'는 쪽과 '그만하라'는 쪽이 확연하게 엇갈렸다"고 했고, 홍의락 의원은 "국민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나 안보였다"고 했다. 유은혜 의원은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임대료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가장 컸다"고 했다. 신동근 의원은 "경제에 신경을 좀 더 써달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했다. 강훈식 의원은 "'전쟁 안 나냐'는 안보 불안이 가장 컸다"며 "이전 정부에 대한 것들을 정리하고 가자는 말도 있었지만 (그런 민심이) 센 편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병관 의원도 "온라인상에서는 적폐 청산 얘기가 많은데 직접 들은 건 안보와 경제 문제였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민심에 대해선 "아직 기대감이 높다"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도 "북한의 위협이 계속돼 안보가 불안하다" "먹고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은 "만나는 분들마다 '미국하고 북한의 긴장이 심한데, 조만간 큰일이 나는 것 아니냐' '안보 문제가 너무 심각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추석 밥상에서도 북핵 이야기만 할 정도로 시민들이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전쟁이 날 때에 대비해 비상식량을 최소 일주일분 정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국민의당 최경환 의원은 "북한과 미국이 모두 강경하게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이 컸다"며 "문재인 정부가 대북 문제에 있어서 혼선을 겪고 있어 실망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했다. 같은 당 손금주 의원은 "경기가 최악이라는 말"이라고 했다.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은 "시민들이 우리나라가 미국·북한·일본의 대화에 끼지 못하고 중국·러시아의 압박을 받는 현실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적폐 청산에 대해선 보수 야당은 "우려의 목소리가 크더라"고 전했고, 국민의당은 "하긴 해야 하지만 너무 길면 안 된다는 걱정도 있다"고 했다. 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전 정권에 이어 전전(前前) 정권까지 수사하려 하는 것은 분명한 정치 보복이라는 문제 제기가 많았다"고 했다.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은 "선을 넘어선 안 된다는 것이 주류였다"며 "적폐 청산보다는 전쟁 위협 이야기가 더 많았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야권 통합·연대 문제에 대한 민심도 전했다. 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시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면서 '이제는 바른정당과 합쳐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 민주당과 개혁 연대를 해야 한다는 게 호남 민심"이라며 "하지만 민주당이든 바른정당이든 당대당으로 통합하는 문제에 대해선 당장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고 했다. 바른정당 정양석 의원은 "지역 주민들로부터 '지방선거도 다가오고 경제 상황도 안 좋기 때문에 이제 보수 야당이 하나로 뭉쳐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10/20171010003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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