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국이 비핵보유국 첫 위협"
선거 의식한 '北風 몰이' 지적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지난 8일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여야 당수 토론에 참석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불렀다고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다른 이 발언을 두고 22일 총선을 염두에 둔 '북풍(北風) 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달 13일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전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여야 당수 토론에서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다"며 "핵보유국이 비핵보유국(일본 등)을 위협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일본 열도를 소멸시키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충분히 국난(國難)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베 총리의 이 발언은 "(지난달 중의원 해산이) 국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중의원 해산 명분으로 북핵 등 국난을 거론한 게 과장된 것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그는 같은 날 출연한 인터넷 TV 토론에서도 중의원 해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이 대북 압박을 강화할 것이기 때문에 올 연말부터 내년까지는 선거 상황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촉발한 시급한 안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중의원을 미리 해산했 다는 뜻이다.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발언은 아베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북한 문제를 선거에 최대한 활용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부패 의혹으로 추락하던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하자 반등했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의 이 발언은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인식을 나타낸 것"이라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10/201710100034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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