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4일(현지시각) 미국 CNN은 북한 간첩 2명이 지난 2011년 우크라이나에서 미사일 관련 기술을 훔치려다 체포된 적이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이 현장을 녹화한 CCTV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CNN 캡처

2011년 우크라이나에서 미사일 기술을 훔치다가 발각돼 현지 수감생활을 해온 북한 공작원 2명의 근황이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에서 미사일 기술을 훔치려다 발각된 북한 공작원 리태길(56)과 류성철(46)이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하고 있으며 내년 9월 출소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2011년 7월 27일 구소련 시절 우크라이나 로켓산업 중심지였던 드니프로의 한 차고에서 미사일 전문가로부터 건네받은 가짜 기밀을 촬영하던 중 이들을 몰래카메라로 감시하던 정보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와 같은 사실은 지난 달 24일(현지시각) 미국 CNN이 북한 공작원이 우크라이나에서 미사일 기술을 훔치려다 적발돼 수감 중이라며 이들의 이름과 나이를 직접 언급해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들의 존재 자체는 앞서 지난 7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후 우크라이나가 북한에 기술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일자 우크라이나 당국이 북한의 기술유출 시도를 막아냈다며 북한 공작원을 체포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NYT에 따르면 리태길은 교도소 부소장이 “모든 수감자가 그와 같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모범적인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법무차관 데니스 체르니쇼프는 리태길과 류성철에 대해 “매우 잘 훈련을 받은 강인한 사람들이다”라고 평가했다. 수감된 이후 지난 6년 동안 가족이나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은 적이 없으며 완전한 진공 상태에 살고 있다고 체르니쇼프는 전했다.

리태길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과 6차 핵실험에 자부심을 느끼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끼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이 훔친 기술로 미사일을 개발했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선 “이미 20년 넘게 우수한 로켓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항변했다.

NYT에 따르면 류성철은 인터뷰 요청에 얼굴을 가리고 자리를 피하며 “나는 할 말이 없다. 저리 가라. 안전하게 살고 있다”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간첩 혐의로 각각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으며 형이 확정되기 전 구금됐던 기간이 형기에 서 빠져 내년 9월에 출소할 예정이다.

감방 동료와 교도관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과 가족이 앞으로 겪을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들이 출소한 뒤 우크라이나 또는 제3국으로의 정치적 망명을 희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어떠한 요청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9/2017092902155.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