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미국의 FTA 폐기 위협, 엄포 아닌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 시점에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을 외치는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반감을 갖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폐기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29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오른쪽)./로이터·연합

신문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22일(현지 시각) 미국 비영리 조직 ‘국제 이해를 위한 비즈니스 협의회(BCIU)’ 주최로 뉴욕에서 열린 비공개 세미나에서 “전 세계가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압박하고 있는 시점에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는 한국의 정책을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며 “이런 분위기가 한미 FTA를 폐기하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로스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혼란을 주고 있다. 북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 뭔지 잘 모르겠다. 더 강경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런 기류는 한미 FTA 폐기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 장관은 8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는 “북핵 문제가 한국과의 무역적자 해소 문제를 매우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과 긴밀한 (안보) 관계가 (한미 FTA 논의에서) 한국의 방패막이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 1차 특별회기 결과를 보고받은 뒤 “폐기를 검토하라”고 지시했 다가 불안한 안보 상황에서 한미 동맹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해 논의를 보류한 상태다.

그러나 27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번에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만나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데 미국의 FTA 폐기 위협이 블러핑(엄포)은 아닌 것 같다. 미국이 실제 폐기를 한국에 통보하는 편지까지 작성했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9/20170929010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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