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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지하 벙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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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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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백악관 최후의 날'은 북한계 테러리스트들이 한국 국무총리 일행으로 위장해 백악관을 장악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워싱턴이 공습받자 미 대통령과 각료들이 한국에서 온 국무총리 방문단과 함께 지하 벙커로 급히 피신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 등장한 지하 벙커는 백악관 이스트윙(동쪽 건물) 지하에 만들어져 비상사태 때 미 핵심 지휘부가 집결하는 곳이다.

▶'대통령 비상작전센터(PEOC)'가 정식 명칭인 이 벙커는 '워 룸'(War Room)이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 처음 만들어졌는데 핵 공격도 견딜 수 있다. 백악관 웨스트윙(서쪽 건물) 지하엔 최첨단 정보·통신 시스템을 갖추고 전 세계 안보 상황을 24시간 점검하는 상황실이 따로 있다. 2011년 5월 오사마 빈 라덴을 미 최정예 특수부대 '네이비 실'이 사살하는 작전을 폈을 때 오바마 대통령 등 미 정부, 군 수뇌부가 이곳에서 긴장한 채 숨죽이고 작전을 지켜보는 사진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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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통수권자가 지하 벙커를 운용한다. 독일 베를린의 옛 황제 공관 부근 땅속 8.2m에 4m 두께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히틀러의 전시(戰時) 지휘소가 있었다. 히틀러는 1945년 1월부터 이곳에 은신했다가 패색이 짙어진 4월 29일 애인 에바 브라운과 '벙커 결혼식'을 올린 뒤 이튿날 함께 자살했다.

▶그제 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가 영수회담을 마친 뒤 '청와대 지하 벙커'로 알려진 NSC(국가안보회의) 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브리핑을 받았다. 청와대 지하 벙커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전시 대피 시설로 만들어졌다가 노무현 정부 때 국가 위기 관리 상황실로 개조됐다. 합참과 한미연합사, 육·해·공군 등 군 지휘부와 경찰의 각종 상황 정보가 실시간 집결된다. 오산 중앙방공통제소(MCRC)와도 연결돼 한반도 수백㎞ 반경의 모든 항공기 이착륙 움직임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알 수 있다.

▶청와대 지하 벙커는 천안함 폭침 사건·연평도 포격 도발 등이 이어졌던 MB 정부 시절 특히 자주 TV에 등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여기서 글로벌 금융위기 대책회의도 했다. 일각에선 지하 벙커 용도가 안보 이슈 관리에만 집중돼 있는데 대규모 재난 관리 등 안보의 영역이 넓어진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금 지하 벙커는 화생방 공격만 견딜 수 있을 뿐 핵 공격엔 버텨낼 수 없다고 한다.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이 현실이 됐다. 청와대 지하 벙커의 존재가 전과 달라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8/20170928033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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