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예정보다 3~4년 당겨2020년대 초반 넘겨받기 착수]

- 2018년 말까지
한국이 연합司 주도할 기반 구축

- 2019년부터
한국이 사령관 맡는 미래司 신설

- 2020년대 초까지
연합사·합참 지휘 기능을 미래사령부로 일부 이전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우리가 전시작전권을 가져야 북한이 우리를 더 두려워하고, 국민은 군을 더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69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전작권 환수는 궁극적으로 우리 군의 체질과 능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작권 '전환(transition)'이란 용어 대신 '환수(withdrawal)'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현재까지 정부는 공식적으로 '전환'이라고 표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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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2, 현무-3 미사일 공개 - 28일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69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우리 군의 핵심 전략무기인‘현무-2’탄도미사일과‘현무-3’순항미사일이 도열해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 국방부는 당초 2020년대 중반으로 예정됐던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20년대 초반으로 3~4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 임기 내에 전작권을 확실하게 넘겨받겠다는 계획이다. 국방부가 이날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실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전작권 조기 전환을 위해 3단계 로드맵을 세워 실행에 착수했다. 1단계는 '기반 체계 강화' 단계로 2018년 말까지 현행 한·미 연합사령부 지휘 체제에서 한국군의 자립 기반을 구축하는 시기로 규정했다. 2019년부터는 2단계 '운영 능력 확충' 단계가 시작된다. 국방부는 이때부터 한국군 주도의 '미래사령부'(가칭)를 만들어 한·미 연합훈련 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미래사령부는 당초 지금의 한·미 연합사 체제를 역전시켜,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고 미군 측이 부사령관을 맡기로 했으나 최근 브룩스 빈센트 주한미군사령관이 이에 대한 재검토를 우리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권 전환의 3단계는 '최종 검증·전환' 단계다. 국방부는 이 단계에서 현행 한·미 연합사와 합동참모본부의 일부 지휘 기능을 미래사령부로 이전시키고, 미군 사령관과 한국군 사령관의 역할과 권한을 규정하는 '연합지휘구조 관련약정전략지시'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3단계 돌입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3단계 과정을 끝내고 전작권을 넘겨받는 시기는 '2020년대 초까지'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당초 2020년대 중반을 목표로 전작권 환수를 추진해왔지만, 이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며 "3~4년은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킬체인(Kill Chain) 등 '한국형 3축 체계' 조기 구축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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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날 69주년 기념행사… 해군기지서 연 건 창군이래 처음 - 문재인 대통령과 송영무 국방장관이 28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69주년 국군의날 행사에서 육·해·공군의 최신 무기들을 사열하고 있다. 올해 국군의날 행사는 당초 충남 계룡대에서 약식으로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뒤 연평도·천안함 도발에 맞섰던 2함대사령부로 장소가 바뀌었다.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최근 전력화한 현무-2C 탄도미사일(사거리 800㎞) 등과 함께 해군 함정을 공개하기 위해서였다. /뉴시스

한·미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7년 '2012년 4월 전작권 전환'에 합의한 이후 전환 시기를 두 차례 연기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10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2015년 12월'로 한 차례 연기했고,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10월에는 "시기에 얽매이지 않고 전환 조건이 충족될 때 전환한다"고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다. 국방부는 당시 전작권 전환 목표 시기를 2020년대 중반 정도로 잡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가급적 임기 내 전환'을 목표로 제시했고,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는 "조건에 기초한 한국군으로의 전작권 전환이 조속히 가능하도록 협력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이 발표가 있은 후 3개월이 지나도록 한·미 간 후속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브룩스 사령관의 미래사 논의 중단 요구에서 보듯이 미군이 한국군의 지휘를 받는 구조를 수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미측이 전작권을 넘겨주더라도 다소 느슨한 협조 기구이거나 한·미가 별개의 작전 체계를 갖는 형태 등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내 야권에서도 신중론이 있다. 김 의원은 "전작권 전환은 정치적 목적이 아닌 안보 측면에서 검토돼야 할 문제"라며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을 서두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시도"라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이날 "전작권을 환수해야 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바른정당도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9/20170929001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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