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지원단체 "정부가 데려오려 적극 안나선때문" 주장]

올 1월 옌지로 탈출해 입국 준비… 탈북 도운 브로커가 정부측 접촉

'한 달만 더 있다가 오라'며 방치… 거처 옮겨다니다 결국 北 끌려가
정부 관계자는 "만난 적 없다"
 

지난 1월 북한을 탈출한 국군 포로가 한 달 만에 강제 북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한 국군 포로가 강제 북송된 것은 지난 2005년 한만택씨가 송환된 이후 12년 만이다.

탈북자 지원 단체인 '물망초재단' 등 여러 관계자에 따르면 국군 포로 출신 김모(87)씨는 지난 1월 북한을 탈출해 중국 지린성 옌지(延吉)로 들어갔다. 김씨는 한국으로 돌아가기를 원했다.

김씨의 탈북을 도운 브로커가 한국 정부 쪽과 접촉을 시도하며 김씨의 입국을 추진했다고 한다. 한 탈북자 단체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그 뒤 약 한 달 동안 김씨와 직접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김씨 측 브로커에게 "'한 달만 더 기다렸다가 총영사관(선양)으로 들어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브로커와 함께 거처를 옮겨 다니던 김씨는 약 한 달 후 행방불명됐다. 또 다른 탈북자 단체 관계자는 "김씨가 다시 북한으로 끌려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당시 정부 관계자가 한 달을 기다리라고 한 이유는 불분명하다. 일부에선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경색돼 있어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했던 것 아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씨의 탈북을 도운 브로커는 한국 정부 쪽에 8000만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탈북은 브로커를 통해 이뤄진다. 이럴 경우 보통 정부가 한국에 있는 가족·친지를 통해 브로커에게 비용을 먼저 지급하고, 이후 정착지원금 등에서 이 돈을 돌려받는다.

국군 포로 출신이 탈북해 한국에 오면 보통 수십년 동안 받지 못한 월급 등을 포함해 3억~5억원을 받게 된다. 고령의 국군 포로들은 거동이 불편하기 때문에 브로커들이 일반 탈북자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한다. 2011년 국군 포로 출신으로는 마지막으로 탈북했다고 알려진 이모씨의 송환에는 약 1억원 가까운 돈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당국은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김씨의 조카딸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약 3000만원 정도를 브로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묻자 정부 관계자는 "그쪽(김씨 측)과 접촉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유엔 북한인권위원회(COI)가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 생존해있는 국군 포로 수는 500명 이하로 추정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9/20170929001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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