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이 지난 9일(현지 시각) 보고서에서 공개한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의 '고체연료 생산시설' 위성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함경남도 함흥시 외곽에 있는 한 화학섬유 공장에서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액체 연료인 '다이메틸 하이드라진'(UDMH)을 자체 생산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UDMH는 로켓연료로 사용되는 맹독성 화학물질로, 생산하기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UDMH를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었으나, 북한이 자체 생산하는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NYT에 따르면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화학과 화학공학(Chemical and Chemical Engineering)'이라는 북한의 과학저널에서 연료와 관련해 언급한 고도의 기술 논문들을 찾아냈고, 북한이 UDMH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연구팀이 UDMH에 관한 내용이라고 추정하는 또 다른 이유는 논문이 언뜻 보기에는 독성이 있는 폐수를 관리하는 방법을 다룬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미사일 연료 지식을 교묘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논문에는 정화 수준을 높이는 방법이 소개됐는데, 이는 고성능 미사일 개발에 중요한 항목이라는 것이다.

또 저널에 수록된 다른 논문들과 달리 저자의 정보가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저자를 추적한 결과, 저자 중 한 명인 차석봉이 함흥에 있는 한 화학섬유 공장에서 일반적인 사항에 관한 논문을 쓴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북 한이 '주체 섬유'라고 부르는 비날론이라는 싸구려 화학섬유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핵연료 전문가가 근무한다는 것은 이상하다며 이 공장에서 UDMH가 생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또 위성사진을 뒤져 해당 공장에서 흔치 않은 폐수 웅덩이 2개를 발견했다. 이는 UDMH 표준 생산방법과 부합하는 한편, 논문에서 설명한 폐수 처리방법과도 일치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8/2017092801317.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