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성(19·페루자)의 이탈리아 방송 출연 일정 돌연 취소 뒤엔 북한 당국의 지령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시밀리아노 산토파드레 페루자 회장은 27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스탐파TV와의 인터뷰에서 "(방송 출연 직전) 평양에서 전화가 왔고 '한광성을 출연시키지 말라'는 요구를 했다"고 전했다. 산토파드레 회장은 앞서 한광성과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의 축구 프로그램인 '도메니카 스포르티바'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녹화 당일 한광성은 돌연 나타나지 않았고, 산토파드레 회장만 세트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산토파드레 회장은 당시 이 프로그램에서 한광성의 일정 펑크 이유를 묻자 "그는 호텔 방에 있다. 북한 측의 압력은 전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산토파드레 회장은 "도메니카 스포르티바는 북한의 실상이나 정치적 문제를 묻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을 북측에 설명하려 했다"며 "하지만 북한은 요지부동이었고 전화를 걸어온 실무자는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뜻만 전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한광성의 가족은 아직 북한에 있다. 그의 TV 출연을 강행했더라면 북측으로부터 강제 귀국 명령을 받았을 수도 있고, 그의 가족 신변에도 위협이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광성은 지난 시즌 칼리아리에 입단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올 시즌 페루자로 임대되어 세리에B(2부리그) 4경기서 5골을 쏘아 올리며 득점 랭킹 3위에 올라 있다. 최근엔 페이스북에 자신의 일상이 담긴 사진들을 자유분방하게 게시해 주목을 받았으나, 관심이 이어지자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기도 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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