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與野대표 대화―안보]

안철수 "한미공조 손상… 외교안보팀, 교체 수준의 보강 필요"
文대통령 "韓美 미세한 차이뿐… 안보팀 꼭 한목소리 내야하나"
주호영 "비핵화 원칙 때문에 전술핵 재배치 반대해선 안돼"
文대통령 "사드 문제 막바지… 빠른 시일 내 성과낼 수 있을 것"
 

문재인 대통령과 4당(黨) 대표들은 27일 청와대 회동에서 외교·안보 이슈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 한·미 동맹이 처한 상황 등을 놓고는 논전(論戰)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날 2시간 15분 회동 중 절반 이상을 외교·안보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공개 모두발언에서 "안보 상황이 엄중하다"는 말로 회동을 시작했다. 이어 "우리가 주도할 수 없는 여건 속에서 주변 상황 때문에 평화와 국민 안전이 위협받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면서 "안보 상황 때문에 살아나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다시 발목 잡히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된다"고 했다. 이어 회동이 비공개로 전환되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곧바로 한·미 공조 문제를 제기했다. 안 대표는 "최근 일각에서는 한·미 간 공조 신뢰 관계가 상당히 손상돼 있고 이를 복원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한·미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 관계는 양국 간 공조 협의 과정에서 빈틈이 없고 오히려 미국 입장에서 한국과의 동맹 관계가 절실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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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대표들과 만찬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연합뉴스
그러나 안 대표는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평화에 대해 32번 언급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는 (대북 제재 등) 다른 이야기를 한 점에 대해서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이런 문제 때문에 신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입장과 정상회담 중간에 덕담으로 나눈 이야기에서 일부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공식 결과는 정상회담 발표문에 담기기 때문에 회담에 나온 부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간에 약간의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큰 틀에서 대화에 대해 미국이 확고하게 믿어주고 우리 주도 하에 대화하는 것도 인정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미국이) '대화' 이야기를 용인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안 대표는 "미국의 확장 억제 문제를 문서화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고,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주장해달라"고 답했다.

이어 안 대표는 "정부 내 외교안보팀 간에 서로 다른 이야기가 오가면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며 "외교·안보팀을 교체 수준에 버금가는 인력 보강을 해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부가 외교·안보 문제 남북관계에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내) 주요 결정권자들의 목소리가 다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략적이라고 평가하면서 한국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건 엇박자라 평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교·안보 문제가 심각한 상황 속에서 외교안보팀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부족한 점에 대한 지적은 받아들이겠다"며 "향후에도 계속해서 혼선이 빚어져서 국민 불안이 현실화된다면 그때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전체적으로는 '당장은 바꿀 생각이 없다'는 취지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B-1B 폭격기의 북한 공역 진입에 대한 정부 부처 대응과 관련해서도 "국방부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대응을 한 것이고 외교부에서는 외교부의 해석으로 행동한 것으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했다.
 
문대통령, 4당 대표 공동 발표문 주요 내용 정리 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은 "한반도 비핵화에 반(反)하기 때문에 전술핵 재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맞지 않는다"며 주한미군 전술핵 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전술핵을 지금 도입하는 문제는 부적절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추가로 "한미방위조약이 모든 수단을 다 포함한다. 예를 들면 핵무기도 포함해서 방위조약에 다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드 문제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원래는 사드에 개인적으로 반대했다"고도 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한·중 관계와 관련해 안 대표는 "오는 10월 10일 한·중 통화 스와프 연장 문제에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통화 스와프 연장 문제가 양국 간 관계 개선의 사인(sign)이라는 점에서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대북 특사를 보내야 한다"는 정의당 이정미 대표 말에 문 대통령은 "나 역시 대화주의자이지만 대화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8/20170928002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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