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민변 등 속한 시민단체, 美대사관 앞서 잇따라 집회 "11월초 트럼프 방한 막겠다"
"대북제재 앞장서지 말라"며 문재인 대통령까지 공격
 

27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규탄하고 북미(北美)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집회가 잇달아 열렸다.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불과 10m 떨어진 곳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트럼프의 도발과 망언 때문에 한반도가 전쟁 위기에 돌입했다"고 했다. "대북 제재에 앞장서지 말라"며 문재인 대통령도 공격했다. 반면 김정은과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날 오전 10시 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민변 통일위원회 등 6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 소속 30여 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군사위협 중단과 우리 정부의 대북 제재 동참 중단을 요구했다. 이창복 6·15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을 나라로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트럼프의 북한 도발은 이 땅의 평화를 원하는 촛불 민심에 대한 공격이다. 촛불이 선출한 문재인 대통령은 어서 나와 촛불 민심을 살펴라"고 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문재인 정부가 대북 제재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데 주권 국가로서 낯뜨거운 행보"라고 했다.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 소속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반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트럼프 얼굴 '수모' -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 소속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반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전쟁나도 한반도에서만 죽는다'라는 글귀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현수막을 펼친 다음, 반대의 의미를 담은 'X'자 스티커를 붙이고 페인트를 칠했다. /고운호 기자
집회 중 "미국 대사관을 철거하고 미군을 몰아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집회가 끝날 무렵 참가자들은 가로 2m, 세로 2m 크기의 트럼프 대통령 사진을 페인트용 롤러로 문지르는 퍼포먼스를 했다. 11월 초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訪韓) 저지 계획도 밝혔다. 한충목 평화행동 상임대표는 "무기 판매를 일삼고, 전쟁의 먹구름을 몰고 오는 트럼프의 한국 방문을 막아내겠다"고 했다.

1시간 뒤인 오전 11시엔 '평화협정행동연대' 소속 회원 30여 명이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 규탄과 함께 사드배치 철회, 평화협정 체결 등을 요구했다. 같은 시각 광화문광장 남측광장에선 6·15 남측위가 주최한 '10·4 선언 발표 10주년 기념 평화통일대 회'가 열렸다. 참가자 50여 명은 '제재 말고 대화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북한에 '완전한 파괴'를 운운한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 민족의 존엄과 미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고 했다. 6·15 북측위는 이날 보내온 '연대사'에서 "현 남측 당국까지 이성을 잃고 맞장구를 치고 있는 것으로 하여 정세는 예측할 수 없는 최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8/20170928002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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