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북한 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 미국 공화당 전문가들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 시각) 익명의 공화당 측 아시아·태평양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북측이 접촉한 전문가들은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과 조지 부시 정부·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등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재직했던 더글러스 팔 카네기평화연구소 부원장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북한 관리들의 회동 요청이나 공화당 분석가 등과의 회동을 주선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WP에 밝혔다.

해당 사안과 연결돼 있는 한 전문가는 "그들(북한)의 유일한 관심사는 트럼프"라며 "그들은 트럼프에 대해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측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언급했던 주한미군 철수가 얼마나 실현 가능성 있는지, 미국이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할 것인지 등에 대해 궁금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북한이 과거 대화를 주최했던 기관들에 대해 북-미 만남 주선을 7번 요청했다"며 "미국에 핵 공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있는 나라로서는 놀라울만큼 많은 요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측의 접촉 시도는 최근 북미 양국 정상 간 있었던 '북한 완전 파괴', '초강경 대응 고려' 등 '말 폭탄' 공방이 있기 전이라고 전했다.

북한 측의 접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클링너 연구원은 "그러한 만남이 유용하기는 하겠 지만, 만약 북한 측이 (미국 측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자 한다면 미국 정부에 직접 접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WP는 "북한이 공화당과 연계된 전문가들과 접촉하려고 하는 것이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됐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북한은 자국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지만, 미국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7/20170927013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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