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국제적인 제재 가운데서도 핵 개발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북한 평양의 모습을 현지 취재해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14일부터 19일까지 북한 평양을 둘러본 후 이날 자 '평양에서 온 편지'라는 제목의 기사로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WSJ는 취재진이 평양에 도착한 14일은 북한이 미국의 경제 제재에 반발해 “양키는 죽도록 패야 한다. 미친 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성명을 냈던 날이라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둘러본 평양은 북한이 핵 개발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내주는 진열장 같은 분위기였다.

핵 과학자들을 위해 새로 건축된 고층 아파트 위에는 원자 모양의 조각이 올라앉아 있었고, 고가도로와 가로등·여러 건물에도 원자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놀던 어린이들조차 장난감 트럭 대신 플라스틱 미사일 발사대를 가지고 있었고, 빵 가게에서는 ‘화성 12형’ 로켓 모양의 케이크를 팔았다.
북한 평양에서 판매하는 케이크에 미사일 장식이 올라있다./WSJ


취재진이 만난 북한 당국자들은 "북한은 어떤 환경에서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경제 제재에 고생할 각오를 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전쟁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일반 주민들도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했지만, 취재진은 "북한인들이 통역한 데다 주민들이 자유롭게 속마음을 얘기했는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WSJ 기자들은 미국이 유류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그 효과 는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의 방북 기간에 트위터를 통해 "평양 주유소에 긴 줄이 늘어섰다"고 제재효과를 언급했지만, 실제로는 목격한 4곳의 주유소에서 그러한 줄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리기성 북한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핵 프로그램 덕분에 재래식 무기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경제성장에 돈줄을 돌릴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5/20170925020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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