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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핵 공유 협정이 전술핵 재배치보다 시급하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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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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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핵무기 공유는 美가 자국 안전을 위해 한국 희생하지 않게 하고
北의 한·미동맹 와해 기도와 북한을 옹호하는 中의 의도 좌절시키는 효과 있어
 

신원식 前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육군 중장
신원식 前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육군 중장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우리 사회에는 '미국은 서울을 지키기 위해 뉴욕이 위험에 처하는 것을 감수할 수 있겠는가'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 역시 이 가능성을 믿고 미국 본토를 위협할 핵을 개발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체 핵무장이 어렵다면 미국의 전술핵이라도 재배치하자는 주장이 뜨겁다. 북핵을 억제하는 데 전술핵 재배치가 가장 유효한가? 더 효과적 방안이 있는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전술핵 재배치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한·미 핵 공유 협정(Nuclear Sharing Agreement) 체결이다. 핵 공유 협정은 핵보유국의 핵을 동맹에 참여한 국가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장 강력한 핵우산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다.

전술핵은 전략핵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폭격기 발사 순항미사일(ALCM)을 제외한 위력이 약한 핵무기를 말한다. 미국은 1990년대 초까지는 미사일, 야포 등 다양한 투발 수단이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과거 일본에 투하했던 것과 같은 공중 투하탄(B61)밖에 없다. 유럽에 180여발, 본토에 320여발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술핵 재배치는 우리에게 심리적 안정은 줄지 몰라도 근본적 해결책이 되기에는 미흡하다. 전술핵은 북한의 직접 위협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 북핵 억지력은 북한이 위치도 파악할 수 없고 타격도 불가능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과 사거리 3000㎞인 폭격기 발사 순항미사일이 전술핵보다 더 강하다. 전술핵 재배치가 결정돼도 내부 갈등과 중국의 반발 등을 극복하고, 탄약고와 부대 시설도 준비하려면 배치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다. 미국이 우리의 전술핵 재배치 요구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북핵 문제를 핵 동결로 마무리할 가능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모든 핵을 폐기하는 비핵화와 달리 핵 동결은 우리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능력은 그대로 두고 미국을 위협하는 핵 능력만 실전 배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미국 전술핵이 주는 안도감에 젖어 있다가 미국이 정책을 바꿔 핵을 철수한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미국이 애치슨라인을 긋고 일방적으로 철군한 직후 6·25전쟁이 터졌듯 지금도 군사력 배치는 언제든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조약이나 협정을 맺어두면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할 생각이 아닌 한 이를 어기기 어렵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있기에 주한 미군이 가치 있는 것처럼 핵 공유 협정이 있어야 미국의 핵우산 정책에도 의심의 여지 없이 확고한 믿음을 가질 수 있다.

미국은 동맹국 중에 유일하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핵 공유 협정을 맺고 있다. 핵기획그룹(NPG)을 두고 모든 회원국이 정책 협의와 이행을 공동 결정한다. 미국의 전술핵을 회원국 내에 배치하고 사용 시 회원국의 항공기를 사용하게 돼 있다. 냉전 시기 최대 위협은 옛 소련이었고 유럽이 가장 중요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지역은 동북아이고 북핵은 국제사회가 당면한 심각한 위협이다. 대한민국이야말로 핵 공유가 가장 필요한 지역이 되었다.

한·미 핵 공유 협정은 유럽과 전략 환경이 다른 점을 감안하여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나토와 달리 전략핵까지도 공유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전술핵은 현재 아시아 지역에는 없고 재배치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괌에 있는 전략폭격기와 한반도 인근의 핵잠수함(SSBN)에 탑재한 전략핵은 협정만 체결하면 당장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미국과 나토의 핵 공유 협정은 정책 협의와 전술핵 배치 정도를 담고 있으나 우리는 좀 더 구체적인 사항까지 망라해야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한반도에서 운용될 미국 핵전력에 대한 ▲정보 공유 ▲공동 의사 결정과 지휘 통제 ▲작전 계획 공동 작성 ▲연합 연습과 훈련 등 정책적 차원부터 작전적 차원까지 두루 포함해야 한다. 셋째, 협정 체결을 위한 긍정적 여론 조성이 중요하다. 양국 정부와 의회, 연구 기관, 언론, 민간단체 등 모든 채널을 최대한 가동해야 한다. 넷째, 협정의 성격상 실무 협의부터 시작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성사도 불투명하다. 정상끼리 원칙적 합의부터 하는 하향(top down)식 접근이 효과적이다. 쉽지 않지만 양국 공동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나토와는 가능한데 우리와 안 될 이유가 없다.

한·미 핵 공유 협정은 미국이 자국의 안전을 위해 동맹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메시지이고 , 북한에는 핵으로 얻고자 하는 한·미 동맹 약화 시도가 부질없음을 인식시킬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옹호해서 얻는 것보다 한·미 핵 공유 체제의 출범에 따라 잃는 게 훨씬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북핵 해결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게 된다. 결론적으로 핵 공유 협정은 한반도 비핵화를 견인하고, 유사시 북한의 핵 사용을 억제하는 강력한 양날의 칼이 될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2/20170922029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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