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20일 국회 국방위에서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 옵션이 있다'는 매티스 미 국방 장관의 발언에 대해 "보도를 통해 처음 들었다"고 했다. 송 장관은 '이런 군사 옵션에 대해 (미국과) 의논한 적이 있느냐'는 의원 질문에 "(매티스 장관이) 저와 대담할 때는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지난 18일 기자들이 '서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북한에 할 수 있는 군사 옵션이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 있다. 하지만 자세한 말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미국 국방 수장 입에서 우리 안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얘기가 나왔는데도 우리 정부는 그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는 군사 동맹 관계이지만 서로 모든 사정을 터놓고 지내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그럴 수도 없다. 하지만 지금은 심지어 전쟁 발발 가능성까지 심각하게 상정하지 않을 수 없는 그야말로 국가 초비상 시기다. 우리 안보의 핵심은 한·미 연합작전이다. 이 상황에서만큼은 한·미 사이에 정말 '빛 샐 틈조차 없는' 공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다른 분야도 아니고 한반도 군사 작전과 관련해서는 모든 내용이 공유돼야만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미국이 결정적인 한반도 작전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현 재 대북 군사 조치와 관련해 사이버 공격, 해상 봉쇄, 김정은 제거, 제한적인 북 핵·미사일 시설 타격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이 '이 정도면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실제 행동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까맣게 모르고 있다면 정부는 무엇 하러 존재하나. 지금 한·미 관계의 실상이 어떤지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1/20170921035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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