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제거, 핵시설만 공격… 美, 군사옵션에 더 진지해져]

제한 타격·사이버戰·해상봉쇄… 美언론 구체적 내용까지 거론
美, 현실적인 방법 찾고있는 듯

특수부대 투입해 김정은 암살… 실패할 경우 전면전 감수해야

'北정권 보장하되 핵시설만 공격'
중국과 합의땐 실행 가능하지만 장사정포 보복 차단은 힘들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18일(현지 시각)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군사 옵션이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은 많이 있고, 우리와 동맹국을 모두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북한에 할 수 있는 군사 옵션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 있다. 하지만 자세한 말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매티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유엔 총회 기간에 맞춰 북한에 대한 외교·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의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대북 군사 행동은 불가능하다"는 미국 안팎의 주장을 반박하는 성격도 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15일 "군사 옵션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겠다. 군사 옵션은 있다"고 했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외교적 압박과 함께 끊임없이 군사 옵션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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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 군사옵션 시나리오 분석

매티스 장관은 또 지난달 30일 송영무 국방장관과 가진 회담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방안을 논의한 사실도 확인했다. 그는 "그 옵션(전술핵 재배치)을 논의했지만, 그게 전부"라며 "우리는 동맹이 원하는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전술핵 재배치를 실제 검토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1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할 때 요격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그 미사일이 우리를 직접 위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매티스 장관이 언급한 '서울이 위험하지 않은 대북 군사 옵션'의 구체적 내용으로는 대북(對北) 사이버 공격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제거(암살), 해상 봉쇄, 제한적 핵·미사일 타격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방법이든 수도권 피해 부담 없이 북한 핵·미사일 능력을 무력화하거나 김정은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거나 매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해상 봉쇄와 사이버 공격, 신무기 한국 배치 등을 예로 들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나토 사령관은 지난 13일 블룸버그 통신에 기고한 글에서 "김정은 정권의 유엔 제재 위반을 제어할 유일한 수단은 물샐틈없는 미 해군의 봉쇄"라고 했다. 그는 미 해군의 봉쇄로 북한의 해상 원유 수입과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이용되는 장비 반입을 막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국이 원유 공급을 중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상 원유 수입 제한 조치만으론 북한에 타격을 주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북한 핵·미사일 능력을 제거할 수도 없다.

사이버전(戰)과 관련해선 미 뉴욕타임스가 지난 3월 미국이 '발사 직전 교란(Left of Launch)' 작전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율을 끌어올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는 데 사용됐던 '스턱스넷'과 같은 컴퓨터 바이러스도 북한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인터넷 기반이 약해 본격적인 사이버 공격을 펼치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북한 김정은에 대한 암살 가능성도 거론했다. 영국 더 타임스 등은 최근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던 네이비실 6팀(데브그루) 등이 북한 지도부 암살 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문제는 김정은 동선을 파악하기 쉽지 않고,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에 비해 북한 지역에 특수부대 침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실패할 경우 김정은의 이판사판식 보복 전면전 확전(擴戰)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신원식 전 합참차장은 "서울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는 군사 옵션은 역으로 말하면 평양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군사 옵션이라는 뜻"이라며 "현 김정은 정권을 교체하지 않고 핵 시설만 제거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중국이 합의하면 충분히 실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이 북한을 공격했을 때 서울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DMZ 인근에서 서울을 위협하는 340여문의 장사정포를 일거에 제거해야 한다. 현재 계획으 로는 제거에 사흘쯤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한 군사 소식통은 "미 전투기나 폭격기 지원 등 한·미가 전력을 집중하면 북 장사정포를 몇 시간 내에 무력화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전면전에 준하는 대비를 하고 대규모 병력과 장비가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북한이 미리 알고 핵 사용 위협 등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0/201709200024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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