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프랑스서 본회의
지금까지는 세계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분쟁이라며 손 놨지만
이젠 북핵을 실제 위협으로 인식
 

"런던은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보다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에 훨씬 더 가깝다."

영국의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은 10일(현지 시각) BBC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핵 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팰런 장관은 "미·북 갈등이 오판과 우발적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면서 "영국도 피해의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에 성공하고, 사정거리가 크게 늘어난 ICBM을 잇달아 시험 발사하면서 그동안 북핵 이슈에서 한발 비켜서 있던 유럽·남미·동남아 등이 적극 행동에 나서고 있다. 북핵·미사일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넘어 국제사회의 안보 논의의 틀을 뿌리째 바꿔 놓고 있는 것이다.

유럽은 단순히 우려·경고 차원을 넘어 북한의 핵·미사일을 '실제'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는 분위기이다. 유럽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은 전 세계에 대한 위협"이라며 "북한의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국회인 유럽의회도 12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데이비드 매칼리스터 유럽의회 외무위원장은 "(북핵은) 동북아 지역뿐만 아니라 국제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자 심각한 도발"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필리핀은 북한과 교역을 전면 중단했고, 멕시코는 북한 대사에게 추방 명령을 내렸다. 호주·뉴질랜드 등은 선박등록부에 올라 있는 북한 무역선과 어선의 등록을 취소했다.

독일 등도 북핵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인터뷰에서 "유럽, 특히 독일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아주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북핵) 협상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있다면 즉각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은 북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세계 반대편 분쟁"이라며 "우리가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는 게 이상하게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때와 정반대 상황이 된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12/20170912003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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