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노넨 사무차장(오른쪽)./조선DB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직 고위 관리가 북한이 핵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추가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올리 하이노넨 IAEA 전 사무차장은 VOA인터뷰에서 북한의 추가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추가핵실험은 수개월에서 1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제6차) 실험 결과를 분석하고 개선 작업을 벌이는 건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수소탄 실험’ 주장에 대해) 정확히 알기엔 아직 이르다"면서 "일반적인 핵분열을 넘어 2단계 핵융합 반응이 촉발된 건지 여전히 불확실하고, 가용한 정보를 분석해 결론을 도출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소폭탄을 만들기 위해선 고농축우라늄이나 플루토늄 외에 리튬-6와 중수소가 필요하고, 중수소화리튬을 얻어야 한다”며 “우라늄, 리튬, 중수소는 북한의 기술 역량 안에 포함된다. 북한이 이들 물질을 모두 생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6차 핵실험에 대해 “북한이 정확히 뭘 실험한 건지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북한은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려 했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핵무기를 얼마나 작게 만들었는지, 어떤 미사일에 장착할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북한의)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은 확실히 이 정도 크기의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북한이 거기에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작은 나라인 북한에겐 핵 억제력과 이웃 나라 위협을 위해 그리 많은 핵무기가 필요 없다. 6~10개면 충분하다”며 “여기에 북한이 주장한 전자기펄스, EMP 역량까지 고려하면 차원이 완전히 달라진다. 북한의 이런 역량에 우리가 얼마나 잘 대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EMP 공격 능력에 대해 “이번 핵실험 외에 주목해야 할 대목”이라며 “북한 언론이 며칠 전 김정은의 핵무기연구소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초강력 전자기펄스, EMP 공격을 언급했다. 이는 지상의 전자기기를 파괴하는 매우 위험한 무기”라고 했다. 이어 “EMP 탄은 매우 높은 고도에서 폭발하기 때문에 요격이 어렵고, 매우 광대한 지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지 몇 기만 보유해도 엄청난 억제력을 갖게 된다”고 평가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이 일본 영토 위로 미사일을 발사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으며, 핵실험까지 성공적으로 한 만큼, 그런 역량을 바탕으로 대화에 나올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무엇에 관한 대화를 할 것이냐는 것이다. 1994년과 2005년 당시의 대화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을 오래 미룰수록 협상에서 미국의 입지가 약화한다. 북한이 모든 핵 역량을 갖춘 뒤 시도하는 것보다 핵 개발 과정 중일 때 그렇게 하는 게 더 수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을 너무 오래 끌면 북한은 핵·미사일 기술을 계속 진전시킬 것이고, 결국 원하는 역량을 갖출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때는 어떤 합의도 어려워질 것이고 결국 지는 게임이 된다”고 했다. 이어 “따라서 협상 계획을 매우 주의 깊게 세워야 한다”며 “여기엔 비핵화뿐 아니라 또 다른 우려 사안인 생화학무기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핀란드 출신인 하이노넨 차장은 1992년 북핵 사찰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처음 방문한 후 1994년과 2002년 등 북핵 위기의 고비마다 영변 핵사찰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특히 1992년 북한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90g을 90년 한 차례만 추출했다고 신고했을 때 첨단 장비를 동원해 북한의 거짓 신고를 밝혀낸 사람으로 유명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11/2017091101040.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