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중국에 '北제재 비협조땐 한국 핵무장 용인' 통보"
"한국 요청땐 전술핵 재배치도 검토"… 김정은에 경고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기존의 한반도 비핵화 방침을 깨고 전술핵 재배치 카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9일(현지 시각) 알려졌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가 미니 핵무기로 기울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은 북한·러시아 등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적인 저(低)위력 핵무기를 더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전술핵무기는 미군에 더 많은 (군사)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핵 억지력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NBC방송도 8일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의 독자 핵무장, 전술핵 재배치, 사이버 공격 등을 포함한 '공격적 대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보다 중국에 더 많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핵으로 폭주하는 김정은 정권을 직접 경고하면서 원유 금수 등을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안에 미온적인 중국을 향해 '협조하지 않으면 동북아 안보 지형을 일거에 흔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NBC방송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원유 금수 등 대북 압박을 강화하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이 독자적인 핵무기를 개발하더라도 이를 막지 않겠다는 뜻을 중국 측에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면서도 "한국의 요청이 있으면 전술핵을 배치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미 양국은 공식적으로는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는 최근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했고,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달 "동북아의 핵 비확산 체제가 깨지는 것은 모두에게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6차 핵실험에서 '수소폭탄 성공'을 주장한 이후 송영무 국방장관이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언급한 데 이어 백악관 테이블에도 전술핵 문제가 대북 옵션으로 올라온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11/20170911001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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