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문 급증… 최소 1주일 대기
휴대용 라디오 판매 40% 늘어

한반도 전쟁 다룬 웹툰·영상도 인기
 

유튜브에서 수십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한반도 전쟁 시뮬레이션 영상.
유튜브에서 수십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한반도 전쟁 시뮬레이션 영상. 사진은 영상을 캡처한 화면. /유튜브
지난 1일 'PTSD'라는 제목의 웹툰(인터넷 만화)이 올라왔다. 한국인들이 대마도로 여행 간 사이 한반도에 전쟁이 나서 난민이 된다는 내용이다. 전쟁 발발 직후 미사일 공격으로 주요 도시와 원자력발전소가 파괴되고, 한국 피란민을 태운 배가 일본 자위대와 대치하다가 제주도로 돌아가는 장면 등이 나온다. 웹툰 플랫폼 '저스툰'에서 연재를 시작하자마자 전체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저스툰은 "현실적이라 더욱 섬뜩한 작품"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독자들은 "상상만 해도 무섭다" "요즘 뉴스를 생각하면 남의 일 같지 않고 소름 돋는다"는 댓글을 달았다.

북한의 핵실험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과 맞물려 전쟁 관련 콘텐츠·상품이 인기를 끈다. 북핵 위협을 피부로 느낀 소비자들이 관련 상품에 관심을 보인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에서 두드러진다. 한국갤럽이 8일 발표한 조사에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란 응답은 20대에서 42%로 가장 높았다.

핵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방공호로 대피해 살아남는 내용을 담은 게임 '60 Seconds!'는 1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폴란드에서 제작된 이 게임은 원래 한글을 지원하지 않았다. 최근 인기를 끌자 아마추어 개발자가 한글판을 만들었다. 이용자가 급증해, 한글판 최신 버전도 나왔다.

전쟁 관련 상품 판매량은 늘었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지난주 초 휴대용 라디오 판매가 전주 대비 40% 정도 증가했다. "전쟁 때 대피 방송을 듣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투식량 판매량도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비상식량, 구급함, 방독면, 텐트, 손전등 등이 담긴 '전쟁 대비 생존배낭'을 판매하는 한 쇼핑몰은 "지난주부터 주문이 몇 배로 늘어 지금 구매해도 일주일 이상 지나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전쟁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것은 전쟁에 대한 일반인의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걸 반영한다"고 했다.

이런 '전쟁 마케팅'이 "불안감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코미디언이 전쟁용 생존배낭을 구입해 내용물을 공개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이 같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11/20170911001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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