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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권력층 내부를 잇달아 폭로하고 있는 중국의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50)가 미국에 '정치적 망명(Political Asylum)'을 신청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가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궈원구이는 이날 뉴욕에 있는 저택에서 실시간 방송을 통해 "내 모국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를 해치려고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궈원구이는 "(망명 신청이) 수용된다면 중국 당국은 어떤 수단을 사용해도 나를 송환할 수 없다"고 했다.

궈원구이는 중졸 학력으로, 1990년대 초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어 155억위안(2조5000억원)의 재산을 일궜다.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초대형 복합건물 '판구다관'(盤古大觀)을 지으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그의 성공은 부패 권력층과 결탁한 결과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3년 말 부패 혐의를 받던 중, 시 주석 집권하자 곧장 중국을 떠났다. 이후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중국의 부패상을 비판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4월 "궈원구이를 인터폴에 적색 수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외교부가 특정 인물의 국제 수배 사실을 공개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궈원구이가 제기한 의혹들은 현재로선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올해 말 19차 당 대회에서 연임될 것이라는 설이 도는 왕치산 서기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그의 잇따른 폭로는 중국 권력층 내부의 암투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궈원구이가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것은 중국 송환을 피하기 위해서다. 궈원구이는 현재 여행 비자를 받아 미국에 체류하고 있지만 비자 만료 시한이 수 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궈원구이의 변호사 토머스 라그랜드는 WSJ에 "정치적 망명 외에도 비자를 연장하거나, 다른 종류의 비자를 신청할 수도 있다"며 "비자는 그에게 더 많은 자유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궈원구이의 망명 신청을 받아들이기 곤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협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가 그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하면 양국간에 상당한 외교적 마찰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08/201709080185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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