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北 6차 핵실험 일제히 규탄]

추미애 "北, 한반도 위기로 몰아"
정우택 "전술핵 배치 등 논의를"
안철수 "안보 영수회담 열자"

개성공단 재개 주장한 여권 당혹 "당분간 대화 얘기 꺼내지 않을것"
 

여야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사실이 알려지자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규탄 성명을 내놓는 등 휴일임에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끊임없이 북한에 대화를 촉구해왔던 더불어민주당은 난감한 표정이 역력했다. 야당들은 "문재인 정부는 더 이상 대화를 구걸하지 말고 대북 기조를 전면 수정하라"며 전술핵 배치 논의,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국회에서 지도부 회의를 열고 "김정은 정권의 무모한 핵실험은 자기파괴적인 오판"이라며 "북한의 안전과 자주권을 지키기는커녕 한반도 정세를 위기로 몰아넣고, 북한의 운명을 스스로 고립시키는 정치적 도박으로 끝날 것"이라고 했다. 추 대표는 "지금 위기는 과거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국면으로의 진입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국가 안보에 여야가 있을 수가 없다.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국회로 복귀하라"고 했다. 긴급 당·정 안보 회의 개최도 요구했다.
 
추미애(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각각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북한 도발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추미애(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각각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북한 도발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회 차원의 강도 높은 북한 핵실험 규탄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현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상부 권력층만의 생존을 위한 핵실험은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부를 수 있다는 국제사회 여론을 되새기기를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북한과 대화를 촉구해왔지만 이날은 대변인 논평에서 '대화'를 뺐다. 추 대표도 8월 30일까지 "아직 대화 국면으로 갈 여지가 남아있다"고 했으나 이날은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야당 시절 사드 배치 반대, 개성공단 재개 등을 주장했던 민주당 의원들도 북한이 1년여 만에 다시 핵실험을 벌이자 당황해 했다. 한 의원은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될 수 있다"며 "당분간 북한과의 대화 얘기는 꺼내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페이스북에 "정부가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긴급소집해 대책 논의를 한다고 하나 한·미·일 정보 교류 없는 회의는 맹인 코끼리 잡기일 뿐"이라며 "탁상공론 같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도 전(全) 국민이 핵 인질로 가는 '한반도 방관자론'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북 평화 구걸 정책을 포기하라"고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당 회의를 열고 "북한의 핵실험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핵 폐기 노력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최고의 분노를 담아 규탄한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술핵 배치를 조속히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성명서를 통해 "평화와 대화의 길을 거부하고 끝내 핵무장과 대결의 길을 택한 북한은 이제 더 이상 합리적인 상대가 아님을 스스로 입증했다"며 "정부가 대화할 의지조차 없는 북한에 대화를 말하는 것은 구걸에 가깝다. 더 이상 대북 대화에 매몰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참여하는 '북핵 관련 긴급 안보대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바른정당은 "김정은 정권에 대화를 앞세워 낭만적 접근을 해온 문재인 정부는 대북 전략을 전면 수정하라"며 "한·미·일 공조 체제를 다시 점검하라"고 했다. 유승민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북한은 핵미사일 완성 단계에 이르렀는데 문 정부는 대화 구걸에 매달리고 있다. 대통령이 안보 현실을 알고나 있는지 통탄스럽다"고 했다.

여야는 4일 국회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핵실험 관련 상황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바른정당 소속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이번 6차 핵실험은 6·25전쟁 이후 가장 큰 위기 상황"이라며 "이제 한반도 안보 문제 게임의 룰은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한국당 소속 이철우 정보위원장은 "미국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핵실험을 메가톤급이라고 추측하고 있다"며 "국정원장으로부터 보고받은 결과, 이번 핵실험은 (과거보다) 훨씬 위력이 크다. 폭발력이 가공할 정도로 성공했다고 본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04/20170904003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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