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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J.코헨]트럼프는 달러화를 죽이고 있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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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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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트럼프는 달러화를 죽이고 있다

지난 100년간 미국 달러는 최적의 자산 피난처로 알려져 왔다. 역사적으로 달러만큼 부(富)의 안전성과 유동성을 보장해준 화폐는 없다. 겁이 많은 투자자와 신중한 중앙은행은 과거 위기를 맞을 때마다 미국 국채 등 달러 자산의 보유 비중을 늘렸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혼란스러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트럼프는 취임한 이후 연이어 호주와 독일 등 동맹국에 싸움을 걸고 있다. 심지어 최근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과 싸우게 되면서 세계를 핵전쟁 직전까지 몰고 갔다.



 2011년 S&P가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후에도 투자자들은 달러를 사들였다./사진=블룸버그
2011년 S&P가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후에도 투자자들은 달러를 사들였다./사진=블룸버그
달러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다른 정부와 문제를 만드는 국가에 돈을 계속 투입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금융 피난처를 찾을 것인가.




[이코노미조선] 트럼프는 달러화를 죽이고 있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달러는 안전성 면에서 의심을 받은 적이 없다. 전쟁 이후 미국의 잘 발달된 금융 시장은 유례없는 유동성을 보장했다. 미국의 지배적인 군사력은 지정학적 안보도 보장했다. 그 결과, 세계 금융 시스템이 요구하는 만큼 안전하고, 유동적인 자산을 공급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이 유일했다. 뉴욕의 투자 전략가인 캐시 존스는 2012년 5월 뉴욕타임스에 “위기가 닥쳤을 때 모든 길은 미국 국채로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미국 부동산 버블 붕괴가 대표적인 예다.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가 미국에서 시작됐고, 세계 경제의 붕괴 위기가 미국 때문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본은 미국 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와 재무부가 경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이코노미조선] 트럼프는 달러화를 죽이고 있다
◆ 세계 경제 위기 때마다 달러화 가치 상승
2008년 10월부터 12월까지 미국 자산 순구매액은 5000억달러 수준으로, 이는 2008년 1월부터 9월까지 순구매액과 비교해 3배였다. 미국발(發) 세계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의 경제가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투자자 덕분에 자금이 미국으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 달러는 평가절하되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됐다. 미국 국채 시장은 여전히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금융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용등급 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2011년 중반 미국 정부의 셧다운(미국 연방정부 일시폐쇄제도) 때문에 미국 국채의 안전성을 하향 조정한 후에도 외부 투자자들은 계속 달러를 사들였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다르다. 10년 전 달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은 순전히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다. 금융 시스템의 붕괴와 세계적인 불황 때문에, 얼마나 나쁜 일이 발생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오늘날 고조되는 미국과 북한의 갈등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투자자들이 위기 속에서 달러에 집착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투자자들은 달러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금융 시장은 트럼프에 대한 불신을 몇 달째 보내고 있다. 미국이 잠재적인 군사적 충돌과 더불어 달러 위기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위기에 대한 두려움은 달러 자본 유출을 촉진시킬 수 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놀라운 선거 승리 직후 몇 주 동안 달러 리스크는 줄어든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작년 말까지 자본의 유입으로 달러 가치가 10년 이래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대규모 규제 완화, 기업 감세, 경기 부양을 위한 인프라 지출 등 덕분이었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믿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간 경제 성장률을 3%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사진=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간 경제 성장률을 3%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사진=블룸버그
◆ ‘달러 특권’ 포기는 근시안적 결정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여러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선거 이후 ‘트럼프 효과’는 달러에 대한 믿음과 함께 사라졌다. 미국 행정부의 첫 200일 동안 달러 가치는 10% 하락했다. 트럼프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동안, 투자자들은 스위스나 일본 등 다른 국가에 대안적 피난처를 찾고 있다. 미국과 북한 대치 이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추세는 약한 편이었다. 이제 트럼프 정부는 달러 가치를 영원히 손상시킬 수 있는 위험에 직면했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달러 약세를 원하고, 다른 국가들에 화폐 안전 피난처 역할을 맡기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역사적 관점에서 매우 위험하고 근시안적인 결정이다.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달러의 인기는 미국에 ‘엄청난 특권(exorbitant privilege·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이 재무장관 재직 시절인 1960년대 미국이 달러화를 통해 누리는 특권을 꼬집을 때 쓴 단어)’을 부여했다. 투자자와 각국 정부가 미국 채권과 기타 미국 자산에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안보·무역 등에 필요한 만큼 지출할 수 있었다.

정치를 거래로 생각하는 트럼프는 달러가 글로벌 예비통화의 역할로 얻는 이점보다 비용이 더 크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러나 자본 유출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없고, 해외 투자자의 행보를 걱정하면서 국내 정책을 추진할 수 없을 것이다.

세계 금융 시스템에서 지배적 위치를 포기한 미국은 ‘위대할’ 수 없다. 만약 트럼프가 달러를 대상으로 너무 많은 시험을 한다면, 그는 후회하게 될 것이다.

◆ 키워드
셧다운(Shut down)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미국 연방정부 기관이 일시 폐쇄되는 상태를 일컫는다. 미국 법률은 셧다운이 되면 경찰, 소방, 우편, 항공 등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직결되는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공공 프로그램을 중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약 100만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은 일시 해고(무급휴가)를 당하며, 공원·도서관·면허시험장 등 공공기관도 문을 닫는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30/2017083000574.html#csidx0f85bf76f26ab52b5ff3dcfa64b00d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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