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예술가 권설경·류지원씨, 홍대 앞서 공연… "꿈만 같아"
 

권설경, 류지원씨
/더플레이
"시집와요, 평양처녀 시집와요. 서울총각 좋아, 서울이 좋아 시집을 와요."

서울 마포구 홍대 앞에 있는 개방형 공연장 '더플레이'에서 탈북민 기타리스트 권설경(35·사진 왼쪽)씨와 아코디언 연주가 류지원(37·오른쪽)씨가 '도시처녀 시집와요'라는 북한 노래를 부르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지난 18일 문을 연 '더플레이'는 탈북민 예술인을 위한 전용 공연장이다. 연주자들은 이날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1시간 넘게 공연을 진행했고, 관객이 요청하는 노래도 불렀다. 권씨는 "탈북민 예술인들이 언제든 마음대로 공연하고 연습할 수 있는 자기 집 같은 공간이 생겨 꿈만 같다"고 했다.

'더플레이'는 유통업체를 운영하며 평소 탈북민 정착 지원 활동을 해온 김진욱 '엘림GT' 대표가 만든 공간이다. 김 대표는 지난 3년간 사단법인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와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봉사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과 면세점 매장에 탈북민 30여 명을 직원으로 채용해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탈북민을 위한 무료 공연장' 아이디어를 냈다. 김 대표는 "탈북민들이 직장에서 문화적 차이로 직원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자주 봤다"며 "해결 방법을 고민하다가 젊음의 거리인 홍대 앞에서 탈북민들이 매일 공연을 하게 되면 젊은이들이 북한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탈북민들과도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대 앞에 있는 자신의 편의점 건물 1층 일부를 비워 건반과 드럼 등 음향 시스템을 갖추고 밴드 공연까지 가능한 소규모 공연장을 만들었다. 또 출입문을 완전 개방해 버스킹(거리 공연) 분위기까지 내도록 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탈북민 예술인과 우리 젊은 밴드의 합동 공연도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23/201708230036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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