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 영자신문, 북·중 접경 어촌 둥강 등 대서특필]

- 글로벌타임스, 연일 피해 부각
"北 수산물 禁輸로 일자리 잃고 수억 위안 투자금 날린 사람도"

- 한국 피해와 비교도 안되는데…
롯데 올해 2조원대 손실 우려, 한국車 중국 판매량 43% 급감
한국 찾는 中관광객 반토막

- "中, 美 의식해 피해자 행세"
전문가 "일방적으로 한국 괴롭히며 '北제재로 피해' 주장은 어불성설"
 

중국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북한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이후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연일 '대북 제재로 북·중 접경의 중국 기업과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18일에는 지린성 훈춘(琿春) 수산업자들의 하소연을 전하더니, 22일에는 북·중 수산물 교역항인 랴오닝성 둥강(東港) 주민들이 어렵다는 르포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사드 보복' 조치로 한국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주고 있는 중국이 안보리 대북 제재로 인한 자국 수산업자와 어촌의 피해를 강조하는 것은 '가해자가 피해자로 코스프레(분장) 하는 격'이란 비판이 나온다.

글로벌타임스는 22일자 1면 둥강 현지 르포 기사에서 "중국 정부의 전격적인 북한 수산물 수입 중단 발표로 이곳 주민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수억 위안의 투자금을 날렸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4일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71호에 따라 15일부터 북한산 석탄·철광석·납과 수산물 수입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 매체는 "제재가 유예기간 없이 시행되면서 (두만강 하류) 훈춘부터 (압록강 하류) 둥강까지 접경지역 수산물 교역이 광범위한 타격을 입었다"고 했다. 둥강은 인구 60여만명의 소도시로, 매년 여름 중국 금어기(6월 1일~9월 1일)마다 북한산 수산물을 수입해 중국 전역에 공급해왔다.
 
을지훈련에 불만? 中북해함대, 실사격 훈련 공개 - 지난 15일 중국 북해함대의 구축함이 미사일을 발사하며 실전 사격 훈련을 하는 모습을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가 22일 공개했다. 이 신문은 훈련 장소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해함대의 훈련임을 고려하면 서해 인근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북해함대 훈련 사진을 공개한 것은 전날 시작한 한·미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을지훈련에 불만? 中북해함대, 실사격 훈련 공개 - 지난 15일 중국 북해함대의 구축함이 미사일을 발사하며 실전 사격 훈련을 하는 모습을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가 22일 공개했다. 이 신문은 훈련 장소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해함대의 훈련임을 고려하면 서해 인근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북해함대 훈련 사진을 공개한 것은 전날 시작한 한·미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해군

글로벌타임스는 둥강 수산물 상인의 말을 인용해 "중국 꽃게 물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북한산 꽃게 가격이 제재 이전에는 500g당 10~30 위안(1700~5100원)이었지만, 제재로 공급이 끊기면서 100 위안(1만7000원)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이 상인은 "오는 9월까지는 (대북) 제재가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북한 수산물을 많이 확보하려고 (미리) 결제까지 했는데 결과적으로 제 발등을 찍었다"고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8일에는 북한 수산물을 싣고 훈춘으로 들어가려던 중국 트럭들이 중국 해관(세관)의 통관 중단 조치로 두만강 다리 위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더운 날씨에 냉동 수산물이 썩으면서 악취가 진동했다"며 "그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중국 업자들의 몫이었다"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문판인 환구시보와 함께 '사드 보복 불매 운동'을 가장 노골적으로 부추겨온 매체다. 지난 2월에는 사설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시장의 힘으로 한국을 벌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에 교훈을 주는 중요한 세력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삼성과 현대차의 가장 큰 시장"이라며 "한·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어 이들도 조만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사드 보복 선동 속에 한국 경제는 둥강·훈춘의 피해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타격을 받고 있다.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가 중국의 표적이 된 롯데그룹은 올 연말까지 2조원대의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99곳 중 87곳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째 문을 닫은 상태다. 반면 중국인 직원 급여는 그대로 지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올 1~7월 중국 판매량은 50만963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급감했다. 현대차를 따라 중국에 진출한 부품 협력업체 145곳의 공장 가동률은 50%를 밑돌아 일부 업체는 도산을 걱정하는 처지다. 지난 7월까지 방한한 중국 관광객은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53만명이었다. 그 여파로 롯데면세점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7% 줄었고, 한화갤러리아와 두타면세점은 영업손실을 봤다.

베이징의 한 북·중 관계 전문가는 "북핵의 최대 피해자인 한국을 일방적으로 괴롭히면서 막대한 피해를 준 중국이 ' 대북 제재 피해'를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미국을 의식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대북 역할을 강조하며 중국을 압박하자 '우리도 손해를 감수하고 대북 제재를 이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란 분석이다. 둥강·훈춘 르포 기사가 전부 해외 선전 매체인 관영 영자지에만 실린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23/20170823003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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