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은 어제 아베 일 총리와 통화하고 북의 미사일 발사 저지를 위한 공조 방침을 재확인했다. 트럼프와 아베는 지난달 31일 북한의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로 52분간 통화한 지 15일 만에 다시 전화로 회담했다. 두 정상은 지금까지 8차례 통화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로선 트럼프와 통화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북 ICBM 발사로 미·일 두 정상이 통화했을 때도 일주일이나 지난 7일에야 트럼프와 전화 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 전화 통화였다. 청와대는 "통화한 지 1주일밖에 안 됐는데 또 전화해야 하느냐"는 분위기라고 한다. 그러나 그 뒤 트럼프가 "화염과 분노"를 말하고 북이 "괌 포위 사격"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졌다. 통화를 몇 번을 더 해도 모자랄 상황이다.

북핵·미사일 문제의 최대 당사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한국이다. 충돌이 벌어져도 여기서 벌어진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이 북한 문제로 일본 총리와는 자주 통화하는데 한국 대통령은 건너뛰고 있다. 전에 없던 일이다.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호흡이 잘 맞지 않았지만 이러지는 않았다. 2006년 7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당시엔 부시가 노 전 대통령과 먼저 통화한 후 일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4차 북핵실험, 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같은 날 박근혜 당시 대통령, 아베 총리와 각각 전화 통화를 했다 .

트럼프가 문제가 있다고 해도 우리 안보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미국의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보 위기를 타개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가.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코리아 패싱' '문재인 패싱'이 굳어지면 무엇을 가지고 그렇게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5/20170815018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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