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단체, 美대사관 위협 시위]

"한·미 연합훈련 중단" 외치고 성조기 찢는 퍼포먼스하며 고성
이석기·한상균 석방 요구도… 2㎞ 구간 3개 차로 점거해 이동

반미(反美) 단체들은 15일 서울 광화문과 시청 앞 등 도심에서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빗줄기가 쏟아지는데도 경찰 추산 6000여명이 집회를 했다.

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 200여 단체가 참여한 '8·15 범국민평화행동 추진위원회(이하 평화행동)'는 오후 3시 30분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범국민대회'에서 "사드를 철수하고 한·미 연합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한반도 방어에는 아무런 쓸모도 없는 사드의 망령이 이 땅을 떠돌고 있다"고도 외쳤다.

당초 평화행동은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후 광화문 미국 대사관과 일본 대사관 쪽으로 이동해 대사관을 에워싸는 '인간띠 잇기 행진'을 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14일 서울행정법원이 이를 금지한 경찰의 조치가 적법하다고 결정하면서 대사관 앞쪽으로만 행진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 200여개 단체로 구성된 ‘8·15 범국민평화행동 추진위원회’ 회원들이 주한 미국 대사관을 향해 ‘사드 철수’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앞서 이날 6000여명(경찰 추산)의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석방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 200여개 단체로 구성된 ‘8·15 범국민평화행동 추진위원회’ 회원들이 주한 미국 대사관을 향해 ‘사드 철수’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앞서 이날 6000여명(경찰 추산)의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석방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진한 기자

이들은 집회에 앞서 낸 보도 자료에서 "상전인 미국이 하라면 이 땅에서 아무 쓸모 없이 평화만 해칠 뿐인 사드도 그냥 배치해야 하느냐"며 "미 대사관이 무슨 성역이라도 되는 양 박근혜 정부 때와 다를 바 없는 문재인 정부, 법원의 사대주의적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5시쯤부터 서울광장을 벗어나 미 대사관과 일본 대사관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시위대는 편도 5차선인 세종대로의 3개 차로를 점거한 채 약 2㎞ 구간을 이동했다. 'No War, No Trump' 팻말을 단 차량이 시위대를 앞에서 이끌었다. 이 차량 뒤를 사물놀이패가 북과 꽹과리를 치며 따랐다. 5시 30분쯤 미 대사관 앞에 도착한 시위대는 대사관을 향해 약 1분간 함성을 질렀다. 성조기를 찢는 퍼포먼스도 했다. 참가자들은 저녁 7시 무렵까지 1시간 30분가량 "전쟁 반대" "평화 통일"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했다.

경찰은 81개 중대 6500명을 미 대사관 주변 등에 배치했다. 차벽 대신 경찰이 몸으로 장벽을 쳐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다. 시위대와 경찰 간 큰 충돌은 없었다.

'사드 반대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민중연합당 주최 집회에선 '이석기 석방' 구호가 등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1시쯤부터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 등 양심수 37명을 즉각 석방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이후 청와대 분수대 앞까지 행진해 갔다가 되돌아와 사드 반대 집회에 합류했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65일 만에 양심수 1400여 명을 특별사면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17일 만에 양심수들을 석방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양심수 석방 의지가 부족하다"고 했다. 김창환 민중연합당 상임대표는 "위대한 촛불 혁명으로 탄생했다는 문재인 정부가 왜 미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미 대사관 맞은편인 정부서울청사 앞에선 일본 정부 규탄 집회도 열렸다. 2017 대학생통일대행진단 준비위원회와 대학생겨레하나·평화나비네트워크는 이날 낮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외 군사 의존도를 강화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폐기하라"고 했다.

[사드 찬성단체 "핵무장하라" 구호]

대학로서 태극기·성조기 흔들며 "사드 즉각 배치, 한·미동맹 강화"
삼성역서 열린 태극기 집회선 "박 前대통령 가혹하게 인권유린"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는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쓴 채 손에 태극기를 든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애국단체 총협의회'와 '전군(全軍) 구국동지 연합회' 등 300여 단체가 주최한 8·15 기념 구국 국민대회였다. 경찰이 4000여명으로 추산한 이 집회 참가자들은 "국가 안보를 지키는 사드를 즉각 배치하고 동맹국인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핵무장 촉구', '북핵 대비 않는 종북 무리 척결하자'고 적힌 팻말을 들고 태극기·성조기를 흔들었다. 월남전에 참전했다는 이선규(68)씨는 "광화문에서 사드 반대 시위를 하는 좌파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몸으로 막을 것이냐"며 "국가 안보를 생각한다면 사드 배치를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군구국동지연합회와 애국단체총협의회 등 300여 개 단체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8·15 구국 국민대회’를 열었다. 4000여명(경찰 추산)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사드 배치 찬성과 탈원전 반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주장했다.
전군구국동지연합회와 애국단체총협의회 등 300여 개 단체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8·15 구국 국민대회’를 열었다. 4000여명(경찰 추산)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사드 배치 찬성과 탈원전 반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주장했다. /박상훈 기자

전군 구국동지 연합회는 '시국선언문'을 내고 "북한의 무력 도발로 국가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부가 온정적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의 핵 개발 의지를 원천 봉쇄할 방법을 동원해 달라"고 했다. .

일부 집회 참석자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도 요구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했던 윤창중씨는 "대한민국은 지금 박 대통령을 무너뜨리고 공산화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보수 우파 태극기 세력을 중심으로 국가를 재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6시쯤 마로니에공원을 출발해 서울 덕수궁 앞까지 약 4㎞ 구간을 행진했다.

친박(親朴) 단체인 대한애국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서울 강남구 삼성역에 모여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1974년 광복절에 문세광이 쏜 흉탄에 숨진 육영수 여사(박근혜 전 대통령 모친)를 추모하며 '박 전 대통령 석방'도 외쳤다. 창당준비위 공동위원장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안보 위기를 극복하려면 어느 때보다 한·미 동맹이 중요하다"며 "여성 대통령에 대한 가혹한 인권 유린을 중단하고 종북 좌파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하자"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6/20170816001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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