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靑특보 "文대통령 '톤다운' 요청에도 24시간 뒤 트럼프 '화염·분노' 발언"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대북 강경발언을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위기를 부채질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지난 13일 공개된 미국 ABC뉴스 인터뷰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은 매우 이례적이다.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레토릭(수사)을 누그러뜨리는 ‘톤 다운’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라고 전하면서 “그런데 두 정상이 통화한 지 불과 24시간 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은 문재인 정부를 우려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북한을 향해 멈추지 않으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 뒤에 북한의 ‘괌 미사일 발사’ 발언이 나왔었다.

문 교수는 “지금 필요한 것은 상호 자제”라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 위기를 다룰 외교 기술을 제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행정부가 통일된 메시지를 보이지 않아 혼란이 있다”며 “미국 정부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에서 ‘전략적 혼란’으로 이동했다고 생각한다 ”고 했다.

그러면서도 문 교수는 “한미동맹은 튼튼하다. 북한 도발에 맞서 계속 단결할 것이며, 양국 지도자들은 일주일 내내 연락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 ABC뉴스는 문 교수를 ‘햇볕정책 옹호자’로 소개했으며, 문 교수의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대해 “‘보호자(protector)’ 미국에 대한 한국의 이례적인 질책”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