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한반도 안보 위기 정국과 관련해 “우리의 운전석과 중재적 노력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엄중한 상황이지만 소극적 평화마저도 임계치에 달한 상황에서 대화를 중재하는 역할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부 사이에서도 처음 말싸움을 할 때 가정 내 문제니까 팔짱을 끼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가정에서 폭력 소리가 난다면 그것은 평화를 깨는 임계치를 넘어섰기 때문에 끼어들어서 싸움을 말려야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대표는 “공포의 균형은 말뿐만 아니라 힘으로도 이미 극한치에 달했다. 북한이 보이고자 하는 것은 공포의 균형을 넘어서서 그것을 깨면서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추 대표는 또 “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가장 큰 피해 보는 곳이 한반도이고, 그 여파가 중국에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강 건너 불구경하듯 여야가 티격태격하며 책임전가 할 수 없다”며 “하루 속히 우리는 대화를 촉구하고 직접 대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적극적 중재자 역할을 보일 때”라고 했다. 또 중국에 대해서도 “말로만 ‘쌍중단(雙中斷·한미 연합 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것)’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추 대표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주도적 역할을 촉구한 것을 환영한다”며면 “한·미동맹이라는 제한적 틀에서 움직이는 우리로서는 역할도 매우 제한적이다. 그런 의견을 한국 정부에 할 게 아니라 트럼프 정부의 적극적인 자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일본과 한국 정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 역할(key role)을 해 야 한다”며 “한국보다 북핵 문제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나라는 없다. (한국은) 중요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추 대표의 발언은 북미 간 긴장 국면에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길이 별로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추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해 온 ‘운전자론’의 한계를 일부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4/20170814008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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