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환경부가 12일 경북 성주 사드포대 레이더의 전자파를 측정했더니 인체에 무해(無害)한 수준으로 나왔다. 최댓값이 허용 기준의 217분의 1이었다. 평균값은 60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전자파 영향이 사실상 '제로(0)'와 같다는 얘기다. 사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사람 건강과 참외 농사까지 망친다는 괴담(怪談)은 처음부터 황당무계한 것이었다. 이번에 그것이 실증됐을 뿐이다. 물론 사드 반대 단체들과 일부 주민들은 "못 믿겠다"고 한다. '사실'에 '억지'로 대항하는 게 한국적 문화로 굳어지고 있다.

우리는 북한 핵·미사일을 막는 방어 장비 하나 배치하지 못하는 나라다. 수권을 표방한 야당이 괴담에 편승하는 나라다. 집권하고서는 다급한지 임시 배치라도 한다고 한다. 그러고도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결국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일을 더 그르치고 말았다. 지금 혹시라도 미·북이 충돌하면 북은 제일 먼저 남한의 국군·주한 미군 기지로 미사일을 날릴 것이다. 사실상 유일한 방어수단인 사드로 그 미사일을 막아야 한다. 그런데도 여권에서 '북 ICBM은 미국 공격용인데 사드가 무슨 상관이냐'는 주장이 나온다. 한심한 일이다.

지금 북핵이 실전 배치되면 우리도 미국 전술핵을 재반입해 대응 전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늘어나고 있다. 이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사드 배치 하나 못 하는 나라에 전술핵을 가져다 놓을 곳이 어디 있겠느냐는 의문이 먼저 든다. 안보 불감증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전술핵 배치 장소가 곧 누설될 테고 종북·좌파 단체들과 인근 주민들이 들고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방사능 괴담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북한의 표적이 된다는 공포까지 가세할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3/20170813017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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