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포위사격' '화염과 분노' 北美 말폭탄 난무하자… 난처해진 中 "자제하라"

미국의 '화염과 분노', 북한의 '괌 포위사격' 등 북한과 미국 간에 살벌한 말폭탄 세례가 격해지자 중간에서 난처해진 중국이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9일 "한반도의 상황은 복잡하고 민감하다. 교착상태에 관련된 당사자들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발언과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말리고 나섰다. 북미 양국의 상호 위협이 격해지자 긴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 행정부에게 "김정은 정권이 이미 핵무기와 미사일에 정권의 사활을 걸고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고 있다"면서 "그런 북한에 으름장을 놔봐야 수긍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북한에는 "중재를 거부한 채 도발을 일삼는다면 한반도 긴장만 가속할 것이고 미 행정부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또 북핵 활동·한미훈련 중단 맞교환과 북 비핵화·북미 평화체제 구축 병행 등을 강조하면서 북한과 미국 간의 대화를 촉구했다.

중국은 북미 양측에 각각 외교·당 채널 등을 통해 중재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8일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발언과 북한의 지난 9일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려는 작전방안을 검토"라는 발언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상황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으면서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자제를 호소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중문·영문 자매지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북한은 하고 싶은대로 무슨 말이든지 해서는 미국과 설전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없다"며 "북미 양국은 힘의 차이가 크다. 약자인 북한이 힘의 부족을 메우려고 격한 말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위협적인 발언은 자체 억지력이 향상됐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